하늘에서 본 고군산군도 전경
아미도 등이 위치한 고군산군도 전경
새만금 방조제를 통해 육지화된 야미도에 어촌관광단지가 조성된다.
2006년 7월부터 추진될 관광단지조성사업은
2009년까지 야미도에 특산물판매장·, 낚시객 승하선장· 해수탕· 산책로· 전망대· 펜션단지·
갯벌체험장등을 조성한다.
군산지역에는 관광지라고 하면 사실상 고군산군도 일대가 유일한 곳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
군산을 비롯하여 고군산군도에 사는 주민들은
야미도 관광단지의 조성과 선유도 매립공사및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될 경우
해양휴식공간의 마련과 편익시설의 확충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고군산군도를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민들의 대체소득이 증가됨은 물론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일보 2005년 7월 6일자 신문기사중 일부발췌 및 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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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대한 찬성론은 아니나,
부안지역에 전해내려오는 재미있는 얘기 하나를 소개하는 글이기에 옮깁니다.
"고군산군도가 땅이되면 잘 먹고 살 수 있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오고 있지요.
이 구전 얘기가 정감록과 연결되면서 조금 이상해지긴 했지만.
범씨천년도읍지론
2000년
8월 민관합동조사단의 활동이 끝났지만 새만금사업은 중단해야할지 계속해야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찬반양론의 주장이 분분했다. TV토론이
벌어졌다. 엠비씨에서 '100분 토론'이 벌어졌다. 새만금호의 수질문제가 나오자 군산대 해양학과 교수가 발언에 나서서 열변을
토했다.
"자∼ 녹조 현상이 일어났다고 해서 쌀 농사 짓다가 쌀 죽었다는 이야기 들었습니까? 벼농사 못 짓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실증적인 예를 들게요. 만경강, 그 익산천 바로 밑에 가장 수질이 나쁘다는데 제가 G7과제로 연구비를 받아서 하고 있는 쌀농사를 3천평 정도
짓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지었고... 비료하나도 안 뿌리고, 농약 하나도 안 뿌리고 그 만경강 물을 그냥 집어넣어서 농사를 짓는데 쌀 농사 기가
막히게 되데요. 쌀 맛이 정말 끝내 줍니다. 그래서 우리 교수들 끼리 나눠 먹었어요."
익산시 왕궁면 축산단지에서 나오는 분뇨로
오염된 만경강이 유입되는 새만금호가 농업용수로 쓸 수 있는 4급수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토론의 핵심이었다. 위 발언을 한 교수는
'100분토론'이 있기 한달 전 전주위성방송국에서 주최한 새만금토론회에도 나왔었는데 같은 얘기를 했었다. 반대측 토론자인 서울대의 모교수가
맞받았다.
"분뇨를 가지고 농사지면 농사 참 잘 됩니다. 그러나 분뇨를 호수에 받아 둘 수 있는 거 아닙니다. 어떻게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까? "
제한된 시간 안에 찬반 양측에 균등하게 시간을 할애해야하는 TV토론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찬성 측의 개발논리는
쉽게 먹혀들어가리라. 더구나 개발에 소외되어온 전북도민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를 노린 것일까. 방청석 발언에서 비장의 카드(?)가
나왔다. '범씨천년도읍지론'이 바로 그것이었다.
"먼저 새만금 사업은 조기 완공돼야 한다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지역
정서에 대한 얘기를 드리겠습니다.
...중략...
저희 부안에서는 그 동안 전례된 얘기가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고하니, 군산도
육지되어 범씨천년도읍지란 말이 그 전부터 저희 아버님, 그리고 할아버님, 할아버지 그 윗대에서 전부 전례된 얘기입니다. 즉, 이것이 지금 꿈이
아닌 현실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신선이 노닌다는 아름다운 이름이 붙은 고군산군도. 선유도는 두 개의 바위산이 서로
맞보고 있는데 천년 도읍을 이루기 위하여 왕이 되실 분이 북쪽에서 선유도로 온다는 말에 젊은 부부가 나란히 서서 북쪽 방향을 바라보고 기다리다
지쳐 굳어져서 바위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 봉우리를 망주봉(望主峰)이라 부르는데 큰 봉우리는 남편 봉우리이고 작은 봉우리는 아내
봉우리라 한다.
이 전설은 지도자를 기다리는 우리 민족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전설은 <정감록>과
연결시킨 "선유도가 육지가 되면 범씨가 선유도에 도읍을 한다"는 말로 압축되는 '범씨천년도읍지설'로 비약 발전하여 새만금찬성론자들의
'비공식' 찬성 논거로 채택되며 은근히 섬주민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사석에서 새만금논쟁이 벌어지면 이 '범씨천년도읍지설'이 거침없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조 사대부들의 착취에 신음하던 민중들에게 <정감록>이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 이씨 조선이 멸망하고
정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 계룡산을 도읍지로 하는 새로운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는 예언과 참언이 끊이지 않고 나타났는데 혁명운동에는 거의
빠짐없이 정감록의 예언이 거론되기도 하였다. <정감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곤륜산으로부터 내려온 산맥이
백두산에 이르고, 元氣가 평양에 이르렀으나 평양은 이미 천년의 운수가 지나고 송악으로 옮겨져서 5백년 도읍할 땅이 되지만, 요사한 중과
宮姬가 난을 꾸미고 땅 기운이 늙어서 기력이 쇠약해지고 하늘 운수가 막혀지면 운수는 한양으로 옮길 것이다....내려온 산맥의 운수가 금강산으로
옮기어 태백산, 소백산에 이르러 산천이 기운을 모아 계룡산으로 들어가니 정씨의 8백년 도읍할 땅이요, 元脈은 가야산으로 들어가니 조씨의 천년
도읍할 땅이요, 전주는 범씨의 6백 년 도읍할 땅이요, 송악에 되돌아와서 왕씨가 다시 일어난 땅인데 나머지는 자세하지 않아서 詳考할 수
없다."<정감록/한국의 민속 종교사상/삼성출판사/1977>
도탄에 허덕이던 백성들에게 이씨가 망한 다음에는 정씨가 있고,
그 다음에는 조씨·범씨가 일어나 한 민족을 구원한다는 희망을 불어넣으려 한 점에서 이 책은 높이 평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면 우매한 백성들이
이 책의 예언에 따라 남부여대(男負女戴)하고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피란처를 찾아 나서는 웃지 못할 희극을 수없이 연출시킨 것은 이
<정감록>의 악폐이기도 했다. 심지어 '진인해도출(眞人海島出)'이라는 정감록의 구절을 끌어대 인천상륙작전으로 6.25 전쟁에 참여한
미국 트루만 대통령이 '진인(眞人)'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야미도, 신시도,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등 10개의 유인도와
20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고군산군도는 바다 위에 무리 지어 있는 섬들의 모습에서 산이 무리 지어 있다는 뜻에서 군산(群山/무리뫼)이었으나 이제
본 이름을 내주고 '古'자를 얻어 고군산이 되었다. 이들 섬 가운데 야미도와 신시도를 이어 방조제가 뻗어나가 육지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자
선유도 망주봉 전설이 정감록의 '범씨천년설'과 결합하여 새만금사업이 '범씨천년도읍지'를 이룩할 사업으로 태어난 것이다.
공식석상인
티비토론에서 위 범씨천년도읍지론을 주장한 당시부안애향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최근 핵폐기장 찬성발언으로 핵폐기장 유치에도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부안의 한 지역신문사에 파고들어 앉아서 찬핵글을 줄기차게 써오고 있다고 한다. 수 만년 수 억년씩 간다는 고준위핵폐기물을 옆에 둔
채 그가 그리는 범씨 천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선유도 백사장이 진뻘로 뒤덮이고 나서도 신선이 놀러 올까. 섬은 섬으로 있을 때 그 가치가
있다. (2004년 9월/허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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