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시 삼성래미안 부녀회 임원과 함께 >
1.
그저께, 안양의 A 아파트에 쌀을 배달해 주고
왔다.
배달물량은 20kg들이 30포대.
예상보다는 훨씬 적은
물량이었다.
2.
지난 주 금요일,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독산동을 지나 시흥쯤
가는데 전화가 왔다.
"여기.. 강화에서 고시히까리를 17만원씩에 사다 드시던 분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 못가서 그러는데 두 가마를 사신다는데
좀 싸게 줄 수 있냐고
물어왔거든요?
좀 싸게 해 주실 수 있나요?"
"아, 예.. 17만원이면 석모도 쌀이 아닌가 보죠?"
" 예. 석모도쌀은 아닙니다."
“석모도 고시히까리는 지도소(지금의 농업기술쎈타)에서도 인정하는 맛이거든요.
같은 강화쌀중에서도 제일 맛있고, 실제 시중가도 우리가 제시해 드린 가격보다 높습니다.
처음에 저희가 생각한 것은 한 가마에 ○만원이었거든요.
그런데 20KG들이 포장으로
주문을 받기로 되면서 한 포대에 ○만원으로 하자고 한거지..
그리고, 쌀금에 대한 것은 제가 지금 답변 드리기는
좀 그렇구요,
그건 직접 물건을 낼 분들하고 얘기를 해봐야겠습니다."
"예.. 그럼 알았습니다."
3.
지난 달 28일정도면 그 아파트에 도농직거래 쌀 구입 공고문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26일까지는 배 직거래 신청을 받으신다고 했고,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다가 혼선이 있을 수도 있는거니까
그 건이 끝나고 나서 공고문을 붙이기로 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신청접수를 받아주기로 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 난색을 표명하셨단다.
12월이면
연말결산도 준비해야 하고 하기 때문에 좀 어렵다는 말씀이셨단다.
그래서 부녀회에서 함게 참여하는 방향으로 다시 협의를 한 후 공고문을
붙이시겠다고 했다.
내 생각엔 그럼 하루, 이틀 정도 지나고 화요일 정도면 공고문이 붙겠지 생각을 했다.
그래서 화요일에 부녀회장님께 다시 전화를 드렸다.
공고문을 붙이셨느냐고.
난, 공고문이
붙었다면 직접 가서 보고 싶었다.
확실히 하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내 전화를 받으시는 회장님 목소리가,
좀 언잖타는 어투였다.
공고문은 붙일거니까
걱정마시라는.
영업사원 입장에서 뛴 나는,
기왕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 될 것 아니냐는 심정으로 적극적으로
밀어붙인건데,
만약에 안되면..
물론, 안되면 다른 곳을 다시 추진했겠지만,
일단 직접 만나서 얘기가 된 첫 대상이니만치
반드시 관철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거래가 성사되기도 전에 미리 뒤로 손을 쓰는 그런 방법은 나 스스로도 싫고,
나는 그런 짓은
시켜도 못하는 성질이니까.
4.
내 예상에 지지난주부터 공고가 붙었으면 2주 정도는 붙었을테고
빠르면 금요일 저녁, 아니면 토요일인 10일 오전 정도면
접수물량이 얼마라고 전화가 왔어야 하는데.
다시 전화를 드리기도 그렇고, 할 수 없이 이제나저제나 하면서 기다릴 수 밖에.
토요일 늦은 시각에 전화가 왔다.
23포가 접수되었노라고, 이미 쌀을 산 집들이 많아 신청물량이
적다고.
신청은 계속 받을 테니까 올 때 여유분을 좀 더 가지고 와보라고.
배달 날짜는 화요일인 12월
13일, 시각은 언제가 좋은지를 물어왔다.
안양갔다와서 삼산으로 막배를 타고 들어올 시간을 생각해서 10:30~11시로 말씀을
드렸다.
생각보다 물량이 적은 점은 나도 의외였지만, 첫거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러더니 다음 날 다시 전화가 왔다.
한 포 추가, 24포.
또 다음날 오전에 다시 전화, 2포 추가해서 총 26포.
오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또 2포
추가, 총 28포.
월요일, 지사의 주간회의시에 내일 첫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회의 후, 선임과장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처음부터 우리 공사 이름을 걸고 한 것이니까,
우리 회사차량을 내줄테니
그 트럭을 가지고 갔다오라고 하신다.
아주 반가운 말씀.
아파트 주민들이 볼 때에도, 우리 회사 이름이 적힌 차량을 가지고 온 걸 보면 더 신뢰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이셨다.
그래서 13일 아침 일찍 읍내의 지사로 가서 회사차량에 쌀을 옮겨 싣고 안양을 다녀왔다.
그런데 날은 왜 그리 추운지.
올들어 제일 추운 날 아니었던가.
저녁에 와서 보니 손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면장갑을 끼고 배달을 했는데도.
인대가 늘어났던 오른팔도 조금 시큰거리고.
그래도 좋았다.
5.
13일날 배달한 총 물량은 20Kg들이 30포(600Kg).
지난 11월 26일 우선 배달한
15포까지 하면 총 45포, 900Kg.
그리고 여유분으로 가지고 간 150Kg 분량의 7포 반(20Kg짜리 4, 10Kg짜리 7개)은
또 우리 집사람이 개인적으로 다 팔고.
그래서총 1,050Kg, 13.1가마의 쌀이 첫거래로 배달된 셈이다.
금액이야 얼마 안되지만,
첫 걸음을 떼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아주 상쾌한 마음으로 삼산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된 어둑어둑한 즈음.
날은
어두워졌지만, 아주 상쾌하고 즐거운 하루.
함게갔던 농사짓는 동네형님도, 나도, 운전해주느라 함께 간 우리 직원도 모두
즐겁게 웃고 떠들며
돌아다닌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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