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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과 함께

나도 가을 수확 - 꽃씨를 거둬들이는 중.

by 아름다운비행 2005. 10. 11.

1.

1월 1일자로 이곳에 와서

봄에 보니

사무실 앞 화단이 썰렁하다.

앞마당도 뭔가 허전하다.

 

그래서 여기저기 뭘 심을까 궁리하다 생각해 낸 것이, 꽃을 사다 심어야겠다는 것.

화단은 오전 10시가 지나면 반 이상 응달이 지는 곳.

화원에가서 꽃을 골랐다.

 

화단 맨 뒤는 코스모스.

2002년 8월 26일 경남 거창의 길가에서 촬영

 

그 앞엔 공작초

 

그리고 맨 앞엔 키작은 채송화.

세 봉지에 천원 달래는 걸 채송화를 한 봉 더 얻어왔다.

 

 

그리곤 화단은 아무도 못건드리게 했다.

뭔가 나긴 나는데, 이게 꽃씨 뿌린게 나는 건지 아님 잡촌지..

어느 정도 크는 걸 봐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채송화는 아예 나질 않네..

또 두 봉을 더 사다 뿌렸다.

이번엔 심지를 않고 흙위에 그냥 뿌린 후

마른 흙만 살짝 덮어 줬다.

그런데도 안나네..

하기야 개미들한테는 물어가기 좋게 작고 아주 좋았겠지.

하여간 채송화는 그래서 두 번이나 뿌렸는데도 결국 한 포기도 안났다.

 

보통 씨앗은 자기 키의 2~3배 정도 깊이에 심은 것이 보통인데,

처음 뿌린 채송화는 너무 깊이 심은 것 같고,

두 번째 뿌린 놈들은 아마 개미가 다 물어간 것 같다.

 

하여간 그래서 코스모스와 공작초만 자라는 걸,

중간에 두 번 이식했다.

포기 사이를 넓혀서

내년엔 그냥 다 그 꽃들로 덮이라고.

 

포기 나누기를 해놓고 보니

이젠 그래도 좀 화단같아 보인다.

지금도 공작초와 코스모스가 잘 자라고 있다.

 

올해 지나고 보니

화단 중간 뒤쪽으로는 볕이 드는 시간이 적어

꽃은 안되겠고,

장미나 몇 그루 사다 심어야겠다.

노랑, 빨강으로 몇 그루 정도.

 

 

2.

나중에 새로 사온 해바라기 씨는

마당에서 제일 해볕이 잘드는 곳에 12개를 심었다.

 

 

해바라기는 그중에서 6개가 발아했고,

7월쯤 되나.. 작고 여린 녀석 2개가 더 나서 자라긴 했는데,

큰 놈들 그늘에 가려서인지

씨도 못맺고

한 놈은 바람 심하던 날 꺽어져 죽어버렸고,

한놈은 결국 작은 곳 하나 달더니 다른 날 바람이 심하던 밤을

결국 못이기고 꺽어져 버렸다.

줄기가 튼튼한 녀석들은 아예 뿌리가 들리면서 쓰러졌는데..

 

여기는 바람이 심해

바람 좀 분다 하는 날은 초속 5~6미터는 보통이다.

봄에 새로 걸은 국기를 7개월여만인 오늘 다시 새로 걸었을 정도로 바람이 세다.

 

그래서 해바라기 남은 놈들은 6포기는

쓰러지지 말라고 지상 1M 정도로

철봉 모양의 지주대를 만들어선

줄로 고정시켰다.

 

그것도 꽊 묶으면 바람을 못이겨 쓰러질까봐선

가로지른 막  대기엔 꼭 묶고 해바라기 줄기엔 그냥 둘러치기만 했다.

 

이런 모양새를 해놓은 와중에도

남은 녀석들 6포기는 아주 잘 자라주었다.

 

그래서 1달 전쯤부터 여무는대로 꺽어선

몇일 응달에 말렸다가 햇볕에 널어 바작 말리 놓고 보니

음료수 먹는 종이컵으로 3개쯤은 될 성 싶다.

난 한 반되 정도는 나올줄 알았더니

그렇게까지는 안되네.

 

해바라기중 하나는 아예 완전히 영글 때까지 두겠다고 놔뒀더니,

그 때 비가 자주 오락가락 해선지..

씨가 아주 까만 색깔로 변하고 말았다.

화반은 매달린 채로 썩어들어가고.

다 말리고 나서 보니 쭉정이도 많고..

 

적당한 회색빗으로 잘익고 통통한 놈만 모아서 세 컵 정도는 되니까

내년엔 한 집에 20개씩 쯤 나눠줘야지.

 

해바라기 씨 기름은 올리브기름보다도 더 좋은 기름이라고 하지 않는가.

비타민이 가장 많은 식물성 기름이고,

악성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의 혈중수치를 떨어뜨리는 데는

해바라기씨 기름이 가장 효과가 크다는데.

 

 

3.

지금 수확해 놓은 씨앗은 해바라기 씨 3컵 정도,

코스모스는 소주잔으로 반잔,

공작초는 소주잔으로 1/4쯤.

 

농민들과 함께 살다보니

손쉽게 구할 수 있는게

종이로 된 컵이다 보니 계량 기준이 소주잔, 음료수잔.. 이렇게 된다. ㅎㅎ~~

 

하여간 내년엔

이 동네 석모2리 다 나눠주고

도농교류를 엮어주고 싶은 상리에도 좀 나눠주고

 

다행히 내가 사온 해바라기 씨앗은

우리나라 시골서 많이 심던

큰 꽃 하나만 피는 종류라서 더 보기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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