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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서서

북두칠성

by 아름다운비행 2005. 8. 24.

 

 

 

오늘 밤 하늘은 너무 맑아.

그 깊은 속으로 빠져들 것처럼..

 

북두칠성이

커다랗게 더 가까이 온 듯 싶다.

 

밤하늘을 쳐다본 적이 언젠지

언제부터 안보고 살았는지

기억이 아물아물

 

어려서는 시내 살면서도

밤하늘 별자리를 헤아리는 

재미를 가졌었는데

언제부터 안보이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안보고 살았는지

기억이 없네.

 

우리 조상들은

북두칠성을 신성시해서

북두칠성이 가리키는 우주時에

우리 인간時가 좌우된다고 보았고

인간時가 다하면 죽는다고.

그러면 다시 새로운 생을 받으려면

북두칠성의 우주時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죽는 것을 돌아간다고 했다

 

그래서 망자가 길 떠날 때는 칠성판에 올라야 쉽게 간다고 했고

가는 이의 무덤 속엔 칠성을 새긴 그림을 넣기도 했다

 

 

 

 

* 큰곰자리에 얽힌 이야기

 

< 중 국 >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북쪽에 북두칠성과 짝을 이루는 남두육성이 남쪽에 그려져 있다.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도대체 남두육성은 밤하늘의 어떤 별들을 말할까.

남두육성은 서양의 궁수자리를 구성하는 별들로 이뤄져 있다. 궁수자리는 은하수의 중심 방향에 있는 별자리로 유명하다. 여름철 하늘을 수놓는 은하수의 남쪽 끄트머리 근방에서 찾을 수 있는 별자리인데, 백조자리 데네브와 독수리자리 알타이르를 잇는 선을 두배 늘려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찾을 수 있다. 6월에는 자정 전후에 남쪽하늘에서 보인다. 올해는 근처에 밝은 화성이 위치하기 때문에 비교적 찾기 쉽다.

이제 북두칠성과 남두육성에 얽힌 재미난 옛이야기 한토막을 들어보자.

탄생일을 기록하는 붉은 도포의 신선


중국 위나라에 관로라는 점성술의 대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남양현이란 시골 동네를 여행하는 중이었는데, 밭 한가운데서 일하고 있는 안초라는 청년을 만났다. 그런데 안초의 관상을 보아하니 머지않아 죽을 운명이었다. 관로는 “아아, 안타까운 일이다. 이 잘 생긴 소년이 고작 스무살까지밖에 살 수 없다니!”라고 중얼거렸다.

소년의 부친은 이 소식을 듣고 관로에게 찾아와 아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관로는 안초를 불러 말했다.

“집에 돌아가서 청주 한통과, 말린 육포를 준비해, 묘(卯)일에 자네 밭의 남쪽 끝 뽕나무 아래로 가게. 거기서 두사람의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을테니, 그 옆에 술을 따르고 육포를 놓아두면, 두사람이 술을 마시고 육포를 먹을 것이네. 그들이 잔을 비우면 술을 따르고 이렇게 해서 술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게. 만약 그들이 무어라고 말을 하더라도 아무 말하지 말고, 그저 머리 숙여 인사만 하면 되네. 그러면 그들이 자네를 구해줄 걸세.”

안초는 관로가 일러준 날짜에 그 뽕나무 아래에 가봤다. 그랬더니 과연 노인 두사람이 바둑에 몰두하고 있었다. 북쪽에 앉은 노인은 검은 도포를, 남쪽에 앉은 노인은 붉은 도포를 입고 있었는데, 이들의 풍모가 신선 같았다. 안초는 관로가 시킨 대로 그들 앞에 술과 안주를 가만히 놓아두었다. 두 신선은 바둑에 푹 빠져 무의식중에 술과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술이 몇순배 돌자 신선들은 기분좋게 취하게 됐다.

그때 북쪽에 앉아 있던 검은 도포를 입은 신선이 안초를 보고 꾸짖듯 말했다.
“이런 데서 뭘 하는 게야. 저리 가거라!”
그러나 안초는 머리를 조아려 인사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붉은 도포를 입은 노인이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방금 우리가 이 청년이 가져온 술과 안주를 먹었으니, 그렇게 박대하지 말게.”
그러자 검은 도포를 입은 노인은 “그럼 저 소년의 수명을 늘려 주자는 말인가? 이 소년의 수명은 태어나서부터 정해져 있네. 자네 명부에 적혀 있는 탄생일과 내 명부에 적혀 있는 죽는 날을 우리 맘대로 고친다면, 이 세상의 질서는 금방 어지러워질 것이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그렇긴 하네만, 이미 저 친구에게 실컷 얻어먹은 우리가 아닌가? 그것도 빚은 빚이니 우리 어떤 방법을 강구해보자구.”

붉은 옷을 입은 노인의 끈질긴 설득에 검은 옷 입은 신선은 하는 수 없이 “그 친구 참 끈질기기도 허이. 그래 여기 수명부가 있으니 자네 요량대로 해보게”라고 말하며 승낙하고 말았다.
붉은 도포를 입은 신선은 검은 도포 신선에게 수명부를 건네 받아 소년의 이름을 찾아봤다. 수명부에는 소년의 수명은 19(十九)세에 불과한 것으로 돼 있었다.

붉은 도포를 입은 신선은 붓을 들어 열십(十)자에 한획을 더해 아홉구(九)자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소년의 수명은 아흔 아홉(九九)살이 됐다.

안초가 돌아와 관로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니, 관로는 “북쪽에 앉은 검은 도포를 입은 신선은 북두칠성이고, 남쪽에 앉은 붉은 도포를 입은 신선은 남두육성일세. 북두칠성은 죽음을 관장하고, 남두육성은 삶을 관장하지. 인간이 어머니의 뱃속에 깃들면, 남두육성은 탄생일을 기록하고, 북두육성은 사망일을 기록하는 거야”라고 말하고는 멀리 떠나갔다.

두우지간의 ‘두’는 북두칠성 아니다


사실 남두육성은 상당히 유명한 별자리였다. 중국 북송의 유명한 시인 소식은 1082년 음력 7월 16일에 적벽을 돌아보고 그 유명한 적벽부를 남겼다.

보름 다음 날이니 아주 둥그런 달이 동쪽하늘에 떠올랐을 것이다. 적벽부에 그 장면이 묘사돼 있으니, “달이 동쪽 산 위로 떠올라서, 남두육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하네”(月出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라고 읊었던 것이다.

어떤 번역을 보면 ‘두우지간’(斗牛之間)을 ‘북두칠성과 견우성 사이’라고 잘못 번역한 예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두(斗)는 바로 남두육성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고대 문헌, 예컨대 고소설이나 수필 같은 데도 ‘두우지간’이라는 말은 수없이 나온다. 문제는 요즘 사람들이 옛별자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약간 어설프게 번역해 놓는 일이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 있어 쉽게 깨달을 수 있는 것만 있는 게 아니란 사실이다. ‘두우지간’에서 우(牛)는 견우성이라는 별이다. 견우성은 직녀성과 짝이 되는 별인데, 요새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직녀성은 서양의 거문고자리 으뜸별인 베가이고, 견우성은 독수리자리 으뜸별인 알타이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고대의 견우별은 알타이르가 아니라 염소자리 알게디라는 별이었다.

여기서 소식의 의식세계가 우리의 의식세계와 다를 수 있음을 알아챌 수 있다. 오늘 우리의 인식처럼 견우성이 알타이르라면 어떨까. 하늘에서 남두육성과 견우성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므로 소식은 달의 위치를 엉성하게 대충 말한 것이 된다.

그러나 견우성이 알게디임을 알게 되면, 소식은 달의 위치를 매우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남두육성과 알게디는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옛별자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 그 동안 보이지 않던 새로운 사실을 만날 수 있다. 필자는 가끔 우리 옛별자리가 고대문명으로 들어가는 타임머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된 까닭은 아마도 고대인의 가슴속에 하늘의 영롱한 세계가 준 인상이 현대인이 받는 인상보다 훨씬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 서 양 >

 

옛날 아르크디아(Arcadia)에 칼리스토(Calisto)라는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다. 비록 여자였지만 칼리스토는 남자 못지 않는 훌륭한 사냥꾼이었으며, 처녀신 아르테미스(Artemis)의 추종자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결코 남자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동료들과 아르테미스에게 맹세까지 할 정도로 아르테미스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 여자였다.

 

어느 더운 여름날 오후, 그녀가 숲속에서 단잠에 빠져 있을 때였다.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Zeus)가 우연히 그녀의잠든 모습을 보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불쌍한 칼리스토는 아르테미스에 대한 맹세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결국은 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일이 아르테미스의 다른 추종자들에게 알려지자 그들은 칼리스토를 신의를 저버린 못된 여자로 취급하였다. 슬픔과 외로움에 빠져 버린 칼리스토는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으로 숨어 버렸다. 그리고 거기서 제우스와의 사랑의 결과인 사내아이를 낳았다. 칼리스토는 그 아들의이름을 아르카스(Arcas)라고 지었다.

 

제우스의 부인인 여신 헤라(Hera)가 이 일을 모를 리 없었다. 헤라는 결국 지상에 내려와 칼리스토를 찾아냈고, 제우스와의 사랑의 벌로 그녀를 흰곰으로 만들어 버렸다. 자비를 간청하던 칼리스토의 목소리는 곰의 포효가 되어 숲속에 메아리칠 뿐 어느 누구도 헤라의 벌에서 그녀를 구해줄 수는 없었다.

 

그러면 혼자 남게 된 아르카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행히 아르카스는 어느 친절한 농부에게 발견되어 그의 집에서 키워지게 돼었다. 곰으로 변한 칼리스토는 아들을 찾아갈 수도 없었고 오히려 옛 친구들을 피해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숨어 지내야 했다.

 

칼리스토의 사냥하는 재능을 이어받은 아르카스는 점차 성장하면서 훌륭한 사냥꾼으로 변해 갔다. 어느날 숲속에서 사냥을 하던 아르카스는 뜻밖에도 칼리스토와 마주치게 되었다. 오랜만에 자식을 만난 칼리스토는 자신이 곰인 것도 잊고 아들을 껴안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아르카스는 곰이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하여 활시위를 당기고 말았다.

 

만약 이 순간 제우스가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들의 화살에 죽임을 당한 가엾은 여인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제우스는 칼리스토를 구하고 헤라에게서 이들을 지켜주기 위하여 아르카스를 곰으로 변하게 하여 칼리스토와 함께 하늘에 올려 별자리가 되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하늘의 큰곰자리와 작은 곰자리가 이루어졌다.

 

칼리스토가 하늘에서 별로 변하여 곰으로 되기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하게 되자 질투의 여신 헤라는 몹시 못마땅하였다. 그래서 대양의 신인 포세이돈(Poseidon)에게 이들이 바다에 들어가 물을 마시지도 목욕을 하지도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결국 이들은 북극의 하늘만을 맴돌게 되었다.

 

그 후 수백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포세이돈이나 헤라 중 누군가의 화가 누그러뜨려져 북극의 위치가 바뀌었다. 그래서 큰곰자리의 위치가 낮아지게 되었고 칼리스토는 물을 통과할 때 꼬리를 물속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불쌍한 아르카스는 아직까지도 휴식없이 계속 수면 위만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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