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경구와 이휘향의 연기변신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
나는 연예계 쪽 소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영화를 보는 것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결혼 전 집사람과 영화 한 편 본 적이 없고,
결혼 후 같이 영화를 본 것이 아마.. 한 손으로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전부 나 같으면 아마 우리나라 영화는 진작에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스포츠 쪽에도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박찬호의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우리나라 방송사끼리 경쟁이 붙어 초고액의 방송계약을 맺는 것을 보고 꼭 저래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 녹화중계하면 되지 꼭 그래야 하나? 굳이 필름 공수가 아니라도 지금이야 이미지 전송이 얼마든지 되는 시절이니까 반나절이나 하루쯤 늦게 보면 되지.. 하는. 경기중계도, 축구 외에는 보는 게 없다. 그것도 국가간 경기인 A매치 정도만. 어찌 보면 조금은 시대흐름에 잘 맞추지 못하는 사람. 좀 심하게 말하면 시류를 탈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애는 나보다 한 수 위라는 것.
스포츠, 연예에는 전혀 문외한..이 아니라 아예 관심이 없다. 심지어는
축구중계도 지가 찾아서는 안본다. 2002년 축구로 그 난리치던 시절, 전국이 들끓고 우리의 붉은 물결에 세계가 '저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IMF 때는 전 국민이 귀금속을 모아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난리더니 이젠 축구를 응원한다고 온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온통 붉은 물결
뿐이다. 혹시 누가 주동한 건 아닌가?' 라고 의아해 할 그 시절에도, 별 큰 관심은 없었다. 경기를 보긴 했어도. 요즘도 축구중계
때 지 엄마가 부른다. 야 시작했어 빨리 와서 봐 하고.
한 번은 물어보니까, 경기중계를 해도, 경기규칙을 모르니까 봐도 재미 없다나.
중고등학교 때 체육시간엔 열외였대나. 이런.. 잘못 키운 내 탓이지 뭐라 하겠나.
나는 국민학교 시절엔 기계체조 코치가 3학년 때부터 6학년 1학기까지만 해도 쫓아다녔다. 운동하라고. 그리고 지 엄마는 실제 기계체조를 좀 했다. 축구도, 난 주로 왼쪽 공격수였다. 레프트 인너보다는 레프트 윙이 주로 내 자리였다. 그리고, 철봉은 나 5살 때 부턴지.. 하여간 국민학교 들어가기 1, 2년 전부터 돌아가신 형님께 배웠다. 철봉에서 떨어진 건 뭐 부지기수고, 그래서 남들보다는 철봉을 좀 잘했고 그 덕에 체조코치가 날 만나기만 하면 너 운동해라. 하면 잘할텐데 하면서 3년을 넘게 권했었으니까. 실제 철봉에서는 나보다 한 수 아래인 친구가 기계체조부에 들어가 주장을 하면서 전국대회 준우승까지 하는 걸 보곤 한편으론 아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근데 우리 애가 하는 운동이 딱 하나 있었다. 엄마 몰래 하던 운동은 철봉이었다. 내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애들한테 배워서. 근데 꽤 잘했던 모양이다. 초등학교 때 한 때는 별명이 다람쥐였다니까. 처음에 애를 낳고보니까, 딱 기계체조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애의 체격을 보면서 들은 느낌이었다. 무게중심이 딱 배꼽에 오는, 그런 체격. 근데, 내 경험상 그런 체격은 키가 크질 않는다. 그리고, 철봉은 키가 크지 않는 운동이다. 농구, 수영 이런 게 키가 잘 크게 해주는 운동이지. 5학년 때까진가는 엄마 몰래 하다가, 키 크지 않으니까 하지 말라는 엄마 말 듣고서 안 한 후론 키가 크기 시작했다는 게 우리 집사람의 생각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애들과 농구는 좀 한 모양이다. 그렇게 운동 못하고 연예 쪽 얘기는 아예 젬병이면서도 그래도 애들과는 잘 어울리고, 무슨 모임이 있으면 총무 맡으라고 권유받는단다. 그런 건 나나 집 사람도 똑같은데, 피는 못속이는 모양.
요즘 내가 연예계 쪽 소식을 관심을 가지고 보는 건, 애한테 자극을 주려고, 너는 나보다 모르냐 소리 한 마디 할려고 본다. 주로
제목만 보는 정도지만, 그것도 하나의 시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