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가 뭐 하는데야?
방송사 아닌가?
아까 저녁 때 동네 분이 좋은(?) 거 있다고 우리 직원들을 불렀다.
저녁 같이 먹자고.
맛있게 식사하면서 반주로 소주 한 잔씩 기울이고 있는데
옆에 직원이 자기 핸드폰을 건네주면서 받아보라네.
사무실 전화는 내 핸드폰으로 돌려놓았으니 업무관련 전화야 아닐테고..
받아보니
갑자기 낯선 말들이 쏟아지네.
Do you speak English?
엥..?? 갑자기 웬 영어?
급한 김에 겨우 내가 한 말이
Yes, I do a little. But speak more slowly, please.
건너편에선 Yes, I'll speak slowly. 하고선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에휴.. 갑자기 웬 영어가 날 진땀나게 하누..
나 : Sorry, please speak more slowly. my English is so poor.
상대방 : No, your English is better than my Korean.
이런 참.. 답답할데가 있나. 잘하기 뭘 잘해, 뭔 소린지 알아듣질 못하겠는데.
Parden Me? 를 두어 번 반복한 후 내가 말을 막았다.
나 : Sorry, but who is this? I want to know if you have right number.
상대방 : This is ABC.
그러고 보니 누가 장난으로 영어전화 하는 것 같진 않다.
옆에서 들리는 주위 말들이 전부 꼬부랑꼬부랑 하는 말들이다.
그렇다면 국제전환데..
나 : I think that you have wrong number. This is Korea Agriculture & Infrastructure
Corporation.
상대방 : Really? Oh, I'm sorry. I have wrong number.
그리곤 또 뭐라고 하는데 아마 미안하다는 말이었겠지.
See you.. 어쩌구 하는 것으로 들리긴 했는데, 그런 말을 할리는 없지? 잘못걸린 전환데.
에휴.. 밥 맛있게 먹다가 진땀 흘렸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영어공부라곤 해본 적이 없는 난데.. ㅎㅎㅎ~~
*****
전에 직원들과 함께 미국 서부로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연수라야 미국의 농업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니 영어야 큰 부담은 없는 연수였는데..
어느 호텔에 묵을 때,
뭐 먹을 만한 거 있을까.. 싶어 로비로 내려왔는데
동료 몇이서 날 보더니 반색을 한다.
"형 잘만났다. 방에서 피자를 시켰는데 안오거든? 후런트에다가 좀 물어봐봐."
"야 니가 해. 전화로 시켰을 거 아냐.. 전화로 시킬 정도면 직접하면 되지 뭘 그래."
"말이 안되니깐 아직 안오지. 형이 나보단 낫잖아."
"낫긴 개뿔이 나?"
그러다가 등을 떠밀려 후런트로 가니
줄을 서랜다.
차례를 기다리다가 아가씨한테 물어보니
뭐라고 와라락~ 하는데 반도 못알아 듣겠네.
답답한 건, 상대방이 천천히 말해주니까 대충은 알아듣겠는데
문제는 상대방이 내 말을 못알아 듣는거다.
우쒸.. 답답한거~~
할 수 없이 단어를 하나씩 나열했다. 그랬더니.
"Ah~ OK. Please wait for a while."하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해보곤
"You asked for a pizza at your room. Right?" 하더니
접수하는 쪽에서 피자 두 판을 시킨 건 접수를 했고, 방까지 배달해 달라는 것도 알겠는데,
지불방법을 물었더니 대답도 않고 Thank you 하면서 끊었대나. 이런..
"야, 젤 중요한게 돈인데 물건시켜놓고 지불방법 묻는데 Thank you 가 뭐냐?"
"아 참.. 무슨 소린지 못알아 듣겠으니까, 그냥 끊으면 기분 나쁠테니까 Thank you. I'll wait here 하고 끊었지."
지금 다시 주문하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40분 정도 걸린댄다.
"야 40분 정도 걸린대는데 그래도 먹을래?"
"에이.. 말지 뭐.. 그럼 자야지 뭐."
ㅎㅎㅎ~~
그래 결국 먹고 싶은 피자는 못먹고 대신 캔맥주 몇 개로 때우곤 끝났다.
영어공부 10년에 이렇게 기본적인 영어도 안되는 나는 도대체 뭐하고 산 사람이여~~??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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