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blog.naver.com/dasani87/70147393230
탕반湯飯맛집을 찾아서
20년 이상된 설렁탕, 곰탕, 해장국, 도가니탕 맛집을 찾아서 1.
[대상(1차 선정): 하동관, 이문설렁탕, 이남장, 신촌설렁탕, 마포양지설렁탕, 여의도양지설렁탕, 영춘옥, 대중옥, 홍익동진국설렁탕, 봉희설렁탕, 서대문대성집, 잼배옥, 백송, 신사동영동설렁탕, 용문해장국, 청진옥, 곤지암최미자소머리국밥집]
물론 횐님들의 덧글 등 보고, 수정 가능하고, 추가/보완 가능함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이문설렁탕이다. 이문옥으로 불렸고, 가끔 한국외국어대 부근의 이문동에 있는 것으로 오해도 받는다. 이문은 里門이다. 종로 2가에 있다. 105년! 긴 세월이다.]
가능하면 고기를 피하라!
‘건강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기를 피하라고 한다.
의사들, 한의사들, 건강 전문가들, 대체의학자들 그 누구도 고기는 피하라고 한다.
양의든, 한의든, 약을 먹을 때는 최소한 기름진 것을 피하라고 한다. 물론 몸의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권하는 경우도 있고, 한때 '소고기만'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는 이론이 나온 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기는 ‘건강’의 적이다.
종교에서도 고기는 금기시 된다. 불교에서도 먹지 말라고 하고, 성경에도 '고기는 취하되, 기름과 피는 먹지마라'는 식이다. 의사들은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다이어트 문제의 원인이 과영양, 적은 운동, 육류 지방의 과다 섭취를 경고한다.
[세상에 제일 맛있는 것은 고기 태운 것이다. 기름과 단백질, 그리고 탄수화물도 굽거나 태우면 반드시 맛이 더해진다. 문제는 이렇게 태우거나 구운 것이 몸에는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고기 중에서도 반드시 피해야할 것은 태운 고기이고, 가능하면 피해야 할 것은 구운 고기이다.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다. 그나마 삶은 고기, 기름기를 제거한 고기가 낫다고도 한다.
장수식(長壽食)이라고 추천하는 ‘오키나와 돼지고기’는 삶으면서 기름기를 많이 빼낸, ‘찌고 졸인’ 돼지고기다. 우리나라 수육 같은 형태인데 감자, 당근 등 야채를 많이 넣고 간장 소스 등을 넣은 다음 찐 것이다. 부드럽고, 기름기가 적으면서 각종 야채를 먹을 수 있고, 발효 소스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건강에 좋은 것은 당연한 일.
[마포 양지설렁탕의 설렁탕이다. 이 집도 이제 20년을 넘겼다. 백부로 부터 물려받은 설렁탕집. 지금은 조카인 김경만씨가 운영하고 있다. 물론 점심 시간에는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한다.]
한국식 찐 고기, 삶은 고기가 바로 수육, 설렁탕, 곰탕이다.
한국은 흔히 탕반(湯飯)문화라고 한다. 국물이 있어야 밥 먹는다는 뜻이다. 당연히 ‘찐 고기+고기 국물’은 고기 음식 중에는 건강식이다. 숱한 경험에 의해서 우리 조상에 의해서 쉽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더우기 우리는 기마민족이다. 말을 타고 활을 쏘았다. 몽골 족과 동일하다 하고, 헝가리-훈족-흉(노)족-신라 계통의 김씨는 연결되어 있다는 역사학계의 이론도 있다.
기마민족은 기본적으로 고기를 먹는다. 구워도 먹고, 가루로 보관하기도 한다. 그들이라고 수분이 있는 고기 국물을 먹지 않았을 리 없다. 어쨌든 겨우 1, 2백년 전까지 고기는 금기시하던 일본과 다르고, 중국과도 다르다. 우리는 고기가 퍽 친숙한 민족이다. 그동안? 없어서 못먹었다.
곰탕과 설렁탕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다.
가장 보편적인(?) 이론은, 고음(膏飮, 기름을 먹는다 혹은 먹는 기름)에서 ‘곰’이 나오고, 곰의 탕이 곰탕이 되었다는 설이다. ‘고음’과 ‘곰’에서 동사형 ‘고다’가 나와서 지금도 우리가 “고기로 고은 국물...”이라고 사용한다는 말이다.
설렁탕은 그 유래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우선 선농단(先農壇)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임금이 참석하는 선농단 제사에서 사용한 고기를 아래, 위 없이 나눠먹었다. 바깥에 둔 차가운 고기를 혹은 생고기를 먹기 불편했을 것이다. 그래서 큰 솥에 모든 고기를 넣고 끓였고 그걸 나눠먹었다. 그게 설렁탕의 시작이다. “선농-설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뭐, 이런 추론이다. 발음상으로 보면 상당히 그럴 듯하다.
또 한 가지 설은 큰 솥에 뼈와 고기를 넣고 고면 국물의 끓는 모습이 ‘설렁설렁’한다고 해서 이름이 설렁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재미있지만, 약간 억지 같다는 느낌이 든다. 농담 삼아 이야기하자면 부글부글 끓으면 부글탕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설렁탕은 몽골, 대륙을 지배하던 고구려 등 기마민족의 육식 풍습에서 왔다는 주장도 있다. 기마민족들은 소의 갈비를 먹었는데 살코기 부분은 구워서 먹고 남은 부분은 탕을 끓여서 소금과 파 등을 넣어서 먹었다. 그런데 이런 음식의 이름이 바로 슐렝(sulen 혹은 슐루)이다. 몽골인들은 이것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 그 슐렝이 설렁이 되었다는 것이다. 상당히 학문적인 설명이다. 다른 부분이지만, 슐루에서 임금님의 식사 수라가 나왔다는 설도 있다.
몽골인들은 맹물에 고기를 넣고 끓인 것을 공탕(空湯)이라고 적고 그것을 슐렝이라고 발음했다는 설도 있다. 즉, 공탕이 곰탕이 되고, 슐렝이 설렁이 되고 설렁탕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xml:namespace prefix = o /><?xml:namespace prefix = o />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부분은 인터넷에서 나름 여러 번 논쟁이 있었지만 정확한 결론은 없었다.
개인적인 '결론'으로는 곰탕은 ‘프리미엄 급 설렁탕’이라고 생각한다. 앞서도 밝혔듯, 곰탕은 양지살, 고른 뼈, 그리고 얼마간의 잡뼈, 내장 일부 등이 주재료다. 고는 시간도 설렁탕에 비해서 짧다. 설렁탕이 “뼈가 녹도록 고는” 반면, 곰탕은 서너 시간 정도 짧게 곤다. 곰탕의 경우, 국물 위로 뜨는 기름기를 대부분 걷어낸다. 설렁탕도 마찬가지지만 곰탕만큼 철저하지는 않다.
설렁탕의 재료는 소 한 마리의 모든 부위를 다 사용한다. 고는 시간도 길다. 별다르게 국물을 걷어내지 않고 웬만하면 푹 곤다. 요즘 와서 양지 설렁탕이라는 개념이 생겼지만 원래 양지는 설렁탕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곰탕에 속하는 것이다.
고는 면에서는 결국 설렁탕도 곰탕의 한 종류라 할 수 있다. 설렁탕도 넓은 의미에서 곰탕이다. 고다-곤 탕-곰탕-곰국은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다만 뼈를 오랜 시간 고면, 아무래도 국물이 탁해진다. 서울, 중부권의 식성으로는 탁하고 맛있는 국물보다는 어느 정도 맑은 국물을 원했을 것이다. 곰탕이 양반의 음식이고, 설렁탕이 평민, 상민들의 음식이라는 추론은 이래서 가능하다.
[하동관의 곰탕이다. 60년을 넘기며 70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집은 아직도 곰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놋그릇을 사용하고, 파는 가늘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맑고, 고기는 반드시 부드럽다. 특히 내장을 쓰면서도 나쁜 맛은 나지 않고, 철저한 자기검증으로 이른바 서울 "북촌의 반가음식"의 율법을 따른다. 설렁탕과 달리 곰탕은 양반집의, 반가의 음식임을 입증하고 있다.]
혹자는 하동관의 곰탕 역사를 들어 곰탕이 원류이고 설렁탕은 아류가 아닌가, 라고 주장하지만 1905년에 처음 문을 연 이문설렁탕은 분명 설렁탕을 팔고 있고, 지금의 옥호도 설렁탕 집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이름은 ‘이문옥’(里門屋)이었다.
이문설렁탕이 하동관보다 30년 이상을 앞서 있음을 보면, 하동관의 역사를 들어 곰탕이 설렁탕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음식으로 내세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문설렁탕은 2009년 현재 기준으로 105년째 설렁탕 집을 하고 있다. 지금가지 알려진 바로는 가장 오래된 맛집이다. 드디어 한국도 100년 넘는 맛집을 가지게 되었다.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 중 소꼬리 곰하는 법[우미증방]의 부분이다. 대략 뜻은 통한다. 蒸은 "찔 증"이다. 우리가 흔히 만두를 찐다, 할 때의 그 '찜'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분명히 '곰'/고음이라고 표기했다. 한자의 원래 내용으로는 소꼬리 찜 만드는 법이 되어야 하는데 "소꼬리 곰하는 법"이라고 했다. 내용도 찜이 아니라, 곰탕이다.
조선 후기 영조 무렵, 빙허각 이씨가 쓴 책 ‘규합총서’를 보면 ‘소꼬리 곰하는 방법’[牛尾蒸方]이라 하여 곰탕과 비슷한 음식은 있지만, 설렁탕에 대한 기술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다. 곰탕보다는 설렁탕이 나중에 성립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특히 궁금한 것은 도대체 언제부터 설렁탕이 나타나느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곰탕은 기록이 비교적 많고, 곰탕은 양반의 음식이었을 것이다는 정도다.
어쨌든 이제 곰탕/설렁탕/해장국/도가니탕의 세계, 탕반 문화의 세계로 길을 떠난다. 아마 적어도 5회 이상은 되어야 약 20여곳의 음식점, 서울 시내 20년 이상된 집의 이야기를 풀 수 있으리라.
횐님들의 절대적인 응원을 뻔뻔스럽게 기다린다.(2편으로 계속!!)
20090423 카페 포크&젓가락 매니저 돌도리
==> 원글 저자 '돌도리'님은 '소중한 우리 음식, 우리 시대를 넘어 다음 세대까지' 라는 부제를 걸고 "포크와 젓가락" 이라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중.
2편, 3편, ... 윗글의 후속 글들을 보시고자 하면 아래의 출처 링크를 클릭 !! (후속 글부터는 복사가 안되어 안내만 합니다)
http://blog.naver.com/dasani87/70147393230
'먹고 살아야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계천 따라 흐르는 "착한 맛집" 9선 (0) | 2008.07.05 |
---|---|
안전한 제수용품 (0) | 2005.09.17 |
양파 장아찌 (0) | 2005.08.10 |
바른 먹거리(5) - 우리의 GMO 실태 (0) | 2005.07.29 |
바른 먹거리(4) - 무더위에 입맛 돋우는 새우젖 (0) | 2005.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