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진달래꽃이 필 무렵쯤인가..
멀리 강화 삼산까지
지아비를 찾아오던
내 옆지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가슴 흐린 날에는
당신이 지어주신 그리움을 읽고,
눈부시게 맑은 날에는
점 하나만 찍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의 웃음을 읽고,
저녁 창가에
누군가 왔다 가는 소리로
빗방울 흔들리는 밤에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긴
기다림 읽어내는...
내 생애
가장 소중한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바람 지나면
당신의 한숨으로 듣고,
노을 앞에서면
당신이 앓는 외로움
저리도 붉게 타는 구나...
콧날 아리는 사연으로 다가오는
삼 백 예순 다섯 통의 편지
책상 모서리에 쌓아두고
그립다.. 쓰지 않아도 그립고,
보고 싶다.. 적지 않아도 우울한...
내 생애
가장 그리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여태껏
한 번도 부치지 못한 편지는
당신..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당신이 괜찮은 척 하는 만큼
나도 괜찮은 것이라고,
당신이 참아내는 세월 만큼
나도 견디는 척 하는 것이라고,
편지 첫머리마다
쓰고 또 쓰고 싶었던 편지도
당신..이라는 사랑이었습니다.
내 생애
당신이 가장 아름다운 편지였듯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답장도
삼 백 예순 다섯 통의 당신이었습니다.
.
.
유진하
♪~~가로수그늘 아래서면 ... 이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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