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ngery님의 블로그에서 본 "한국전쟁의 기원"과 관련하여 찾아본 바를 정리합니다.
좌익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요 우익을 돕고자 함도 아니고,
나도 알아야 할 것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뜻에서 웹상에서 자료를 일부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
1.
6.25(한국전쟁)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바처럼,
동서 이데올로기의 충돌의 場을 우리가 제공한 것이고,
우리는 그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희생자일 뿐, '당사자'가 아니다.
그 끝나지 않은 전쟁을 우리는 과연 100% 알고 있는지?
최인호의 '광장'에서 묘사하듯이,
남과 북 그 어느 쪽도 택하지 못하고 먼먼 곳으로 간 우리 동포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을까?
아직도 시린 가슴으로 봐야만 하는 '역사적 사실'
그것은 우리는 아직도 싸울 준비를 하고 서로 총검을 겨누고 있는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사실.
* 중국은 실질적으로는 '분단국'이 아니다.
본토에서 밀린 장개석이 대만으로 도망가서 주도권을 쥐고 왔다는 것 뿐이지,
대만 토박이들은 자기네와 중국은 하나라는 사실에 아직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브루스 커밍스는
우리나라의 시각에서 보면 - 지난 날, 빨갱이는 머리에 뿔난 짐승인줄로만 알았던 시기에 -
위험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다분히 그런 시각으로 비쳐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영향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는
그런 위치에 아직도 서있다.
그의 저술중에서 하나를 개요만을 여기에 적어 본다.
2.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켜준 혈맹?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
이라크의 위협을 제거한 지구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
고귀한 많은 젊은 피를 우리 땅위에 뿌렸고
가난하고 힘없고 서로 갈라져 싸우는 우리를 도와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 · · · ·
과연 그럴까?
분명한 것은,
미국은 과거에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한 국가로서 그렇게 하는 일이 자신들 스스로를 위해서는 맞는지 모르지만,
'우리를 위한 것'만은 아님은 분명하다.
굳이 그라나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등을 말할 필요는 없다.
내 자신 스스로에게도 던지는 하나의 의문으로
브루스 커밍스의 저술을 여기 기록해 두고자 한다.
===============================================================================
* 도서구입 포탈 '알라딘'의 책소개에서 옮김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219X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 원제 Korea's Place in the Sun : A Modern History |
2001-10-30 | ISBN 893648219X
752쪽 | 223*152mm (A5신)
< 관련 주제 분류
>
도서 > > 역사 > 한국사 > 한국현대사 |
< 책 소개 >
1997년 영어권 독자들을 위해 출간되었던 이 책에서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보다 넓은 논의를 펼친다. 한국고대사와 미국의 한인들, 최근의 햇볕정책까지 아우르는 그의 서술에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이 묻어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진보진영에선 논쟁적 주제를 좌파의 시각으로 다루었던 <한국전쟁의 기원>과 비교하며 실망하는 기색을, 보수진영에서는 환경의 제스처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 현대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단지 역사가로서의 전체적인 인식이 드러났을 따름임을 강조하고 있다.
주석까지 포함하여 7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흥미로운 자료의 인용과 문학적 향취가 배어나오는 문장, 그리고 저자 자신의 경험까지 가미하여 한국현대사 전반을 다채롭게 재구성하였다.
브루스
커밍스 (Bruce Cumings) - 미국 시카고 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노스웨스턴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있다.
한국전쟁의 기원에 관한 방대한 연구인 김동노 - 미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사회학회 총무를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 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교선 - 서울대 강사, 영문학 이진준 - 아주대 강사, 영문학 한기욱 -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영문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 현재 인제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있다. 옮긴책으로 <마틴 에덴>이 있다. |
< 저자의 말 > |
만약 내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면 매우 다르게 서술했을 것이다. 최근에 한국 학자들이 내가 열심히 씨름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한국현대사에 대한 빼어난 성과물들을 풍부히 내놓고 있고, 또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해 외국인으로서 무언가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말하려 할 때 부닥치는 불확실함들 때문에 물론 쓰기도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대신 이 책은 미국과 서방의 독자들을 위해
씌어졌고, 따라서 나는 대부분의 교육받은 독자가 한국 역사에서의 미국측 이야기에 대해서는(1945년 이후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관여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정작 한국 역사에 대해서는 별로 알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가정해야 했다.
게다가 미국측
출판사(W.W. Norton)는 이 책이 상업 출판물로서는 그저그런 판매를 보이고, 대학 강의용으로 훨씬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다행히
출판사의 예상은 빗나갔다. 이 책의 판매 실적은 매우 뛰어나서 1997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후 양장본은 2쇄를 찍었고, 페이퍼백은 상당히 많이
판매됐다. (많은 출판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이런 목적들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 그리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내 자신의 입장에서, 즉 두 나라 두 문화 사이에 서 있는,
말하자면 1967년 10월 서울에 첫 발을 디딘 이래 한국현대사와 한미관계를 연구해온 미국인으로서 이 책을 썼다.
...나는
20세기 한국 역사에 대한 판단에는 자신 있지만 내가 현대 이전 시기에 대한 전문가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맨 앞 두 장에서 나는 다른 학자들의
연구성과에 의지하면서, 매우 장구하고 복잡한 이 역사에 관해 나에게 타당해 보이는 해석을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마도 교육받은
대중에게는 그들이나 그들 부모세대가 살아낸 사건보다 재미가 덜할, 현재에서 멀리 떨어진 수백년에 걸친 역사에 관한 난해한 자료를 갖고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나는 다만 경의를 표할 수 있을 뿐이다.
최근 수년간 나는 북한에 대해 많이 생각하며 관련 자료를 많이 읽고 있다.
1980년대에 북한을 세 번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체제가 민주적이고 학문적인 탐사에 대해 자신의 역사를 개방하려는 뜻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떤 학자든 북한의 경험을 자신있게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 될 것이다.
한국어판을 위해서 많지
않지만 약 150매 정도의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또 눈에 띄는 몇몇 실수를 바로잡았다. 이 점을 제외하면 이 책은 Korea’s Place
in the Sun의 원문 그대로이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기에 글을 쓰면서도 나는 한국현대사의 격렬한 동요와 복잡성 앞에 여전히
놀라고 겸허해진다. 이 책을 한국인의 화해와 통일에 헌정하고 싶다.
- 브루스 커밍스(지은이)
< 역자의 말 > |
한국현대사 연구에 커밍스만큼 많은 영향을 끼친 학자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전쟁의 기원에 관한 관심으로 시작된 그의 연구는
국내외에서 한국학의 수준을 상당한 정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왔다.
한때 우리 학계에서는 그의 입장에 기대거나 혹은 빗대어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것이 현대사 연구의 관례였을 정도였다. 누군가가 표현했듯이, 대부분의 한국현대사 연구는 커밍스 컴플렉스나 커밍스 알레르기 가운데
하나이기 십상이었다.
- 김동노(옮긴이)
< 차 례 > |
일러두기
한국어판을 내면서
서문과 감사의 글
제1장.
미덕
한민족의 기원│삼국시대│신라 통치기의 한국│왕건, 고려의 이름으로 통일│조선시대: 번영기│고려사회의 변형│가문,
유동성, 교육│한국의 양지│영조와 사도세자│조선시대: 쇠퇴기│상업적 발효?│결론
제2장.
이익
은자의 왕국│무산된 개방과 그 대안│중흥, 개혁, 혁명│동학운동: 다른 이름의 개혁│근대 한국의 탄생│“이루 말할
수 없이 판에 박힌 세계”: 서양인이 받은 한국의 인상│결론
제3장. 망국
1905∼45년
조선왕조의 종말│행정식민주의: 근대화인가 착취인가│한국 민족주의와 공산주의의 발생│개발식민주의│식민지의
압력솥
제4장. 열정, 1945∼48년
한국의 분단│수백명의 보수주의자들:
초기의 협력│남한의 좌익과 우익│대한민국의 건국│제주반란과 여수반란│북한│경찰과 정보기관│결론
제5장.
충돌, 1948∼53년
북한과 중국│남한에서의 유격전│1949년 38도선상의 전투│전쟁 전야│옹진 사건│서울에서
부산으로, 다시 인천으로: 봉쇄전쟁│부산 총공세│반격전쟁│남한이 북한을 점령하다│중국의 참전│워싱턴의 경악│결론
제6장. 한국의 일출: 산업화, 1953년∼현재
미국 이용하기│한강의 기적│금융의 기술자들: 서울의
국제적 금융업자들│한일 국교정상화와 베트남전│대대적인 중공업 추진정책│대재벌│위기와 개혁│한씨의 기적│그다지 기적적이지 않은│비도덕적
가족주의│결론
제7장. 미덕 II: 1960년∼현재의
민주주의운동
4월혁명│군부통치│유신체제│1970년대의 중앙정보부│노동운동│광주│반미주의와 반한주의│6월의
돌파구│한국인들은 어떻게 독재와 민주주의의 통치를 고쳐 썼는가│결론
제8장. 태양의 왕국: 북한,
1953년∼현재
‘위대한 태양’: 북한의 조합주의│김정일의 권력승계│북한의 경제│농장에서의 생활│떨어진 태양의
왕│결론
제9장. 미국의 한인들
제10장.
세계 속의 한국의 위치
침범할 수 없는 경계선?│영변의 의혹들│일촉즉발에서 긴장완화로│미국의 한국 내 핵정책의
배경│긴장완화를 향해│햇볕정책│한국의 통일?│결론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 독자평 : My Review > |
1. 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현대사 정재형, 2001-12-05 |
2. 한반도의 과제 혼혈아, 2001-12-01 |
3. 여전히 논쟁적인, 그러나 훨씬 편안하게 다가온 현대사의 노작 , 2001-12-05 |
4.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기, 커밍스에 기대어. , 2001-12-05 |
5. 미국인을 위해 쓰여진 한국 근현대사 , 2001-12-04 |
1. 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현대사 (평점:, 추천:1) / 정재형
2001-12-05 13:04
흔히들 대한민국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들 한다. 위로는 공산국가들이 있고, 아래로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대륙을 진출하려는 서구세력(특히,미국)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면 이 지정학적
위치속에서 우리의 역사가 어떠한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면 굉장한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몇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였었다.
첫째로, 미국의 역사학자가 썼다는 것이고,
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국의 역사가들 못지않게 열정적이라는 점에서였다.
둘째로, 그가 한국의 현대사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미국과
그 밖의 한국과 관련된 위치에 있는 나라(러시아, 중국등) 들의 상호 대립의 장으로 한국의 현대사는 점철되어왔으며, 앞으로도 이들 국가들과의
틈바구니속에서 한국의 위치가 어떠해야 할지 가르쳐 줄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나의 기대의 결과에 대해서는 적잖히
실망하였지만, 한국의 여러 특징적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고대의 사건들을 연결시킨 커밍스의 일관적인 서술 구조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예를
들어, 영조와 사도 세자의 이야기를 들어 한국의 재벌구조들의 족벌체제가 갖는 현상을 말하려 하였다는 점과 이순신이 거북선을 제조한 놀라운
조선술과 달랑 두장의 사진으로 세계 굴지의 조선업 사업을 따낸 정주영 회장의 기백을 연결한 점들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커밍스의
글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주장한 6,25전쟁 북침가능성 이론과 이승만 대통령을 통렬하게 비판한 점들 그리고, 일본에 의해 식민지 착취기간동안
한국의 근대화가 진전되었다는 그의 편협한 태도 또한 처음이긴 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둘째치고라도 개인적으로 커밍스의 견해에 좀 더 실망한
점이 있다면 미국의 정책으로 인하여 한국의 발전과정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 그 점을 밝혀주지 않은 점이 아쉽다. 미국이 마치 한국의 정치에
언제나 방관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식의 그의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빼면 알 수가 없는 부분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한다면 그가 주장한 것처럼 향후 미국의 영향에서 한국이
벗어났을 때 세계를 위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명확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한반도의 과제 (평점:, 추천:1) / 혼혈아
2001-12-01 18:10
미국 시카고대 교수 브루스 커밍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한국현대사
연구자이다. 그는 한국전쟁의 기원에 대한 방대한 연구로 널리 알려졌지만 일제시대와 남북한의 사회변동에 관해서도 많은 논저를 갖고 있다. 그는
이런 연구 결과를 통해 미국 학계는 물론 80년대 이후 한국의 인문·사회과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커밍스가 지난 97년 발간한
이 책은 20세기 한국사에 대해 포괄적인 분석과 총체적인 평가를 시도한 시대사 개설서이다. 한국에 대한 자신의 지난 30년간 연구 업적을
집약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학자들의 최근 연구성과도 최대한 반영했다고 자부하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한국현대사를 바라보는 그의 기본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
커밍스는 한국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이 책도 외국 학자가 쓴 저서로는 놀라울 정도로 한국에 관한
정보가 자세하고 풍부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엮어내는 그의 관점이다. 커밍스는 서문에서 “비교와 유추, 그리고 은유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겠다”고 했다.
커밍스가 볼 때 향후 한반도의 최대 과제는 ‘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 관여한
이래 시종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고 그는 본다. 그리고 미국에게 무력이 아니라 외교에 의존하여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한다.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미국이 군사적 행동이 아닌 외교적 노력을 경주한 것은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협상이 처음이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3. 여전히 논쟁적인, 그러나
훨씬 편안하게 다가온 현대사의 노작 (평점:,
추천:3)
/ 2001-12-05
09:47
커밍스의 새 책을 만난다는 것은 흡사 저명하고 논쟁적인 중단편 이후
동일한 감독에게서 연출된 장편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그의 전작 [한국전쟁의 기원]은 많은 역사 연구자들에게,
특별히 대학 초년생들에게 현대사에 대한 어지러움증과 풍부한 상상력을 동시에 가져다 준 역사서 였다.
“내전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것”이라는 그의 일관된 지론처럼, 그는 분단의 역사가 상대방의 일방적인 책임을 추궁하는 단편성을 초월하는 것임을 논증하려 했다. 이를
반영하듯 커밍스는 [한국전쟁의 기원]을 통해 한반도에서 존재하였던 갈등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였고, 사상적/정치적 갈등에 따른 민중의 삶의
모습의 변화를 여러 각도로 추적하였다. 그리하여 커밍스가 밝혀낸 한국전쟁, 분단 기원의 역사는 다채로운 동시에 논쟁적인 것이었다.
그런 [한국전쟁의 기원]이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번 [현대사]는 그에 비해 다소 편안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역사서 라 할만하다. 그것은 주되게 전작보다 훨씬 여유 넘치는 커밍스의 화법에 따른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는 한편으로는
철저한 타자의 관점에서 한국사를 다루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오리엔탈리즘적 편견을 뿌리치기 위한 내재적 관점에서 한국사를 언급하면서도,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유려하게 넘나들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현대사]를 통해 마치 ‘겸손한 타인으로부터 우리 스스로 보지 못한 우리 자신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소상히 전해 듣는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이번 장편에는 남과 북의 민중은 물론 재외동포들 까지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으로써, 커밍스가 설정한 현대사의 “범주”에서부터 우리는 그 ‘소상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의 ‘한국적인 것’에 대한 통찰력은 이
책의 [9장; 미국의 한인들]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듯 하다)
물론 커밍스의 이번 장편이 전작과 같은 논란의 소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국전쟁의 기원] 에서 보여준 한국전쟁에 대한 그의 기본적인 입장은 이번 [현대사] 에서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기에,
냉전적 시각이 득세하는 남북 모두의 일반적 현대사 인식에 있어서 ‘브루스 커밍스’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커밍스의 이번 장편이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내용으로 끝맺고 있는 점은 여러모로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사실
커밍스가 한국 현대사 분야에서 지니는 존재 의의란, 냉전적 역사 서술의 맹점을 채워주기 위해 필연적으로 ‘외부자’가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따른 탓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 시계가 순탄히 제 방향으로 돌아가고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더더욱 진척될 때, 커밍스의
전작과 [현대사]는 한 외국인의 ‘딴지걸기’ 와 ‘논쟁거리’로서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 바치는 노작이자 소중한 선물로 본격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커밍스의 장편을 마무리하며 책을 덮는 순간, 곳곳에서 드러나는 노력의 흔적으로 이 책에 투자한 거금(?)이
아깝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대학 초년 시절 긴장감으로 넘겼던 [한국전쟁의 기원]과는 다소 색다른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커밍스의
[한국현대사]는 그의 유려한 화법과 어울려 우리 현대사를 읽는데 더 없이 훌륭한 안내서임을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대학 초년생, 혹은
대학생활을 예비하는 많은 이들에게 밤새 읽힐 수 있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인문학의 위기, 역사의 위기가 회자되는 이 시점에서 그건 분명히 뜻
있고, 의미 있는 일일 테니까 말이다.
4.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기, 커밍스에
기대어. (평점:) / 2001-12-05
06:12
한동안 현대사에 빠져있었다. 그때 강한 불만이었던 것은 적절한 통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한국사
전체의 맥락에서 하나의 일관된 관점으로 조망하는 한 사람이 쉽게 쓴 책은 드물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현대사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거부할 수 없는 -지갑의 허락만 받아낸다면- 선택일 것이다.
수준 있는 서평들의 찬사에서 보듯, 한국현대사에서 브루스
커밍스의 위치가 독보적인 것은 주지의 사실. 나는 그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학문적인 겸손함을 보일 때 곁다리로 쓴, '나는 20세기 한국 역사에
대한 판단에는 자신 있'다고 한 말에 잠깐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 시카고 대학의 학부 수업
교재로 쓰여졌다. (한국의 딱딱한 대학 교과서에 질렸던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서 교과서의 또 다른 경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이나
메이저리그에서 잠깐 들었을, 한국에 대해 아는 바 없을 미국 대학 학부생을 독자로 상정하고서도 그는 6천년에 걸친 한국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커밍스가 이 책 전체를 통해서 묻고 있는 질문은 근대 한국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냈는가,
어떻게 이룰 것인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부차적으로는 미국인에게는 이해 안될 한국인의 행태-교육열, 가부장제 등-를 이해시키기 위해
식민지, 전쟁, 쿠데타, 산업화, 민주화, IMF, 햇볓 등의 현대사를 중심으로 우리의 유구한 역사를 종횡한다. 그의 설명을 따라가면서 한국
전쟁 혹은 미국 대외정책 전문가로 알고 있던, 혹은 반체제 인사들 편으로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인식이 바뀔 것이다. 그는 한국 전문가요
씁쓰름하고도 눈물나게 고맙기도 한 몇 안될 진정한 지한파인 것이다.
한국의 독자들은 당연히 일제 식민지시기의 근대화 문제, 한국전쟁
책임론, 박정희 개발 독재의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이 간다. 한국전쟁에 관해서는 커밍스를 우회하고서 이 문제에 대한 주장을 할 수 없으니. 이
책을 통해서 커밍스는 학자로서, 그리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외국인으로서는 충분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한 셈이다. 한국전쟁의 책임론
따위는 결국 우리가 풀어야만 할 것 아닌가.
커밍스에게 요구하고 얻어낼 것은 다른 데 있다. 커밍스의 강점은 그가 외국인이라는 것,
특히 미국인이라는 것. 노획문서를 비롯한 중요한 문서를 그는 풍부하게 이용하고 있다. 움찔하는 느낌이 앞서는 CIA 문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밀 문서들까지 커밍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접근하고 분석하고 공개적으로 글을 쓸 수 있고 쓰고 있다. 이 점에서 그는 의미심장한 각주를
달아놓았다. '새로운 해석을 하기 위해 이 자료들을 이용한 학자들로는 찰스 암스트롱, 와다 하루끼, 박명림과 내가 있다.' (각주 59.
p.315. 박명림은 [한국 전쟁의 발발과 기원]이라는, 이 분야에서 커밍스에 육박할만한 뛰어난 책을 펴냈다.)
주된 독자가
미국인이기에 우리에겐 한국사에 대한 설명이 군더더기로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인에게 익숙한 비유들이 많이 동원되고 있어 역자의 주가 있긴
하지만 낯선 느낌도 든다. 읽는 내내 약간 불만이 들었던 것은 참고문헌이 의외로 부실하다는 것인데 이점은 원저인 [Korea's Place In
The Sun]의 문제인지 번역서의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예컨대, 각주에만 나와있는 인용의 경우 참고문헌에 실려있지 않고, 한국어로 먼저
출판되어 외국에 번역된 저작이나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저작의 경우는 한글로 된 책을 병기해주는 친절까지는 베풀지 않는다.
커밍스는 '이 책을 한국인의 화해와 통일에 헌정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고 '통일되고 당당하고 근대적인 한국을 상상해볼 때'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끝냈다. 이젠 우리가 이야기할 차례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소줏잔을 든다'.
5. 미국인을 위해 쓰여진 한국
근현대사 (평점:) / 2001-12-04
10:22
1986년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은 수정주의 시각에서 한국전쟁의 기원을 일제 식민지 시기에서 부터
찾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많은 지지와 비판을 받았으며, 해방이후 한국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번에 번역되어 나온
한국현대사(KOREA'S PLACE IN THE SUN)는 원제와 책의 단원별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아울러 필자의 의도에 따라 미국인(영어권 시민)의 한국사 이해를 쓰여진 만큼 흥미롭게 한국사를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역사책임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에 시, 소설의 대목을 인용함으로써 딱딱할 수 있는 역사서에 대해 일빈인에게 쉽게다가가게끔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인 만큼 보다 냉정하게 그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물론 커밍스는 한국의 근현대사학의 연구성과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지만 분명한 판단은 미국 중심의 서구의 시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역사적 격동기인 해방 이후에 대해
발전된 이해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부제가 "Modern History" 가 아닌 "A Modern History" 이다. "A"가 붙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아직 역사적 사실로서 인정되지 않았다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함축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Korea's Place in the Sun - A Modern History (0) | 2005.07.25 |
---|---|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0) | 2005.07.25 |
[펌]사양사학자가 본 한일관계 "한국은 부모, 일본은 부모 버린 불효자식" (0) | 2005.07.04 |
조선으로부터 온 사진 (0) | 2005.07.01 |
[스크랩] 신미양요 그 역사적 사진들 (0) | 200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