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사는 모습

여름나기 - 선인들의 詩 3편

by 아름다운비행 2005. 7. 22.

고열(苦熱)

 

전에 없던 더위라고 해마다 말하는데

막상 닥쳐 생각하면 그렇겠다 여겨지네.

사람 생각 지난 일을 잘 잊기 때문이지

하늘 마음 한결같아 치우침이 없다네.

 

온몸에 하루 종일 땀이 줄줄 흐르니

힘겨운 부채질을 잠시도 못 쉬누나.

밭일하는 사람들 괴로울 것 생각하곤

초가집 좁지만은 근심을 접어 두네.

 

  -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 일부 발췌

  - 정민(鄭珉) 교수가 쓴 '꽃들의 웃음판'(부제: 한시로 읽는 사계절의 시정)중 여름편에서

 

 

술지(述志)

 

시냇가 띠집에 한가롭게 홀로 앉아

밝은 달 맑은 바람 흥취가 넉넉하다.

바깥손님 오지 않고 산새만 지저귀니

대숲으로 상을 옮겨 누워 책을 읽는다.

 

  -  야은 길재(冶隱 吉再 1353~1419)

 

  * 술지(述志) : (자신이 하고자 하는) 평생의 뜻

 

 

누우면 떨쳐 일어 날고 싶다가

일어나면 벌거벗고 눕고 싶을 뿐.

시루 속에 푹푹 찜을 뉘 불쌍타 하리

옮겨 가 물 속에서 앉아 있으리.

 

  - 백운거사 이규보(白雲居士 李奎報 1168~1241)

 

 

* 경인일보 '참성단'에서/ 논설위원  楊勳道/  2005.7.21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