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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서서

경기 강원 일대 호우주의보 발표

by 아름다운비행 2005. 7. 1.

┌─────────┐

│금일 22시45분 현재 │

│경기 강원 일대 호우│

│주의보 발표 ○○○ │

│○○○본사재해대책│

│상황실                  │

│6/30 10:57 P          │

└─────────┘

 

밤늦게 내 핸펀으로 들어온 문자 메시지.

문자 받자 1~2분이나 지났나?

창밖으로 비가 후두둑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바로 ○○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 내리는 거 좀 보다가, 많이 내린다 싶으면 바로 ◇◇양수장으로 갈께요"

 

들판의 배수로는 오늘 강우량이 많을 것에 대비해서

미리 물을 퍼 올렸기 때문에 수위가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이니

비 오는 것을 봐서 나가도 시간적으로는 좀 여유가 있으니까.

 

그래서 답변을 했다.

지금 오는 모양을 보니까 새벽이나 되야 좀 많이 오든가 할 거 같으니까,

미리 잠을 좀 자두라고 했다. 이따가 필요할 거 같으면 내가 전화하겠다고.

 

나가서 대기하겠다는 그 양수장,

쉴 장소도 없어

좁은 차 안에서 밤새워야 하는데..

비오면 덥고.. 끈적거리고..

볼 일(?) 보려면 우산 받치고 나가야 하고..

 

여럿이 고생할 필요 뭐 있나?

하나만 지키고 있다가

필요하면 깨워서 나가면 되지.

 

그래서 나는 또 이 밤도 밤을 새며 앉아 있다.

인터넷을 보니 많이 온데는 많이 온 것 같은데

여기는 40분 정도 좀 후둑후둑 하더니 그쳤다.

 

빗소리 못들을까봐 창문 한 쪽은 열어놓고 지금 대기중..

 

또 언제 쏟아질지 모르니 난 천상 오늘도 잠 자기는 틀린 거 같다. ㅎㅎ~~

이러다 잠만 손해 본게 벌써 몇 번 짼가.. ^^

그래도, 아까부터 번개도 많이 쳤고.. 밤 하늘은 시커멓고 낮게 깔려 있으니 잘 수가 있나.  

 

아무래도 밤 새워야 할 거 같아 밥은 해놓았으니

밥이나 먹어야겠다.

어제 얻어다 놓은 노각도 있겠다.. 찌개도 남았겠다..

김치도 한 통 얻어다 놨겠다..

소형 냉장고지만 가득 찬 걸 보니 마음은 든든.. 

한동안 반찬 걱정은 안해도 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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