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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 그리고 고마움

by 아름다운비행 2007. 5. 28.

토욜날은 고구마 심는다고 하루,

바람이 불어 그리 더운 줄은 모르고 했지만

팔이 다 익었다.

목 뒤도 약간 따끔거리고.

 

일요일이라고 또 안산 밭에 마늘심은 곳을 보니

쥔 발걸음이 없었던 것을 방증해주는 무성한 잡초들.

명아주란 놈은 작년 가을에 심었던 마늘보다도 실하고..

 

상추도 도리질을 하듯 솎아왔다.

열무는 이미 꽃대가 마늘보다도 더 길게 올라와

꽃을 피우고 있고

 

마늘쫑 뽑고

상추 뽑고 열무까지 더하니

큰 짐이 두 개나 되네.

 

이 집 저 집 좀 나눠주고..

울 각시 12시 다되도록 김치하랴 뭐하랴 고생만 잔뜩.

 

밥 먹는다고 들른 식당에선

물맛이 역시 최고.

오늘은 땀을

엔간히 흘렸어야지. 

오늘은 덥긴 왜 그리 덥든지.

 

나도 이틀이나 태웠지만,

모자도 안쓰는 울 각시도

나마냥 새까매졌네.

기미 늘어나면 어쩌나..

안그래도 내가 맨날 속쎢혀 까만데..

 

자기도 몸이 피곤해하면서도

나 몸이 골아서 식은 땀 흘린다고

약을 져줘 들고와 먹긴 했는데..

미안함만 잔뜩.

내가 보약을 져줘도 시원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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