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3월 01일 (화요일) 17 : 4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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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주변은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예술혼을 불태우는 곳이다. 특히 300여명에 달하는 미술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양수리나 이웃 문호리, 항금리에 아틀리에를 만들고 농사와 예술을 병행한다. 때문에 ‘파리 교외의 퐁텐블로숲 어귀에 있는 미술인마을 바르비종’을 연상시킨다. 180년 역사의 바르비종은 밀레, T.루소, C.코로를 비롯해 현재까지 화가들의 천국이다. 이밖에 100여명의 문인, 20여명의 국악인, 70여명의 문화계와 가수 연예인들이 곳곳에 터를 잡고 있다.
김광윤 양평군 문화정책연구관은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2,000여명이 넘어 8만3천여 양평군민중 3% 이상이 문화예술인이나 지식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양수리 주변 마을은 소박한 시골 정취 속에 예술의 향기와 세련된 이미지가 물씬 묻어 나온다.
이곳에 문화예술과 지역의 어메니티적 결합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먼저 양평의 주산물인 친환경농산물이나 주변 문화예술 갤러리로서 바탕골예술관 등 15개의 시설, 남·북한강 주변의 200여 카페들과의 상호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현지민들과 이주민과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조정되고 있다. 8년전 양수리로 이주해 그린투어를 실천하는 정경섭 박사(전 LG정유연구소 소장)는 “주민과 이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지역발전과 어메니티 장점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화클러스터는 영국의 셰필드가 세계적인 성공모델이다. 셰필드는 19세기 산업혁명을 견인했던 철강도시다. 1970년대 철강업이 급격히 쇠퇴하자 도시의 모든 것이 생기를 잃었다. 81년 실업률이 11%까지 치솟기까지 했다.
시의회와 주민들은 몇년간 검토한 결과 산업공동화가 가장 심했던 철강지역을 문화산업지구로 지정해 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92년부터 녹슬고 적막한 회색도시가 밝고 화려한 축제도시로 변신해 영국을 놀라게 했다. 디자인, 영화, 비디오, 텔레비전, 사진, 출판, 음악 등 재미와 감동이 있는 도시로 옷을 바꿔 입었다.
셰필드의 경제적 효과도 상상을 초월했다. 2002년 현재 문화산업지구에 400여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2천5백만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셰필드의 고용인원 7%가 문화클러스터 관련자들이다.
양수리의 지역민들과 유입민들은 오랫동안 심리적 시행착오를 거쳤다. 이제 지역민들은 고가의 친환경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반대로 문화예술인들도 토착문화와 동떨어진 각개약진으로는 시너지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현재 양수리 주변은 두물머리에 1천1백억원을 투입해 생태공원을 조성중이며 지역거점 식물원인 세미원이 작년에 완성됐다. 또 이웃 수능리에 황순원의 서정적인 소나기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영화의 메카 서울종합촬영소가 지척에 있어 문화예술적 잠재력이 우리나라 농촌 중에서는 가장 높다.
이제 물 맑은 양평의 친환경농산물을 살리는 방안은 지역적 문화예술의 잠재력과 환경농업의 결합에서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농촌경제연구원 송미령 박사는 “지역농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는 문화예술 어메니티를 바탕으로 한 지역브랜드화 전략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평거주 문화기획가 강준혁 교수(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는 “양평이 농업과 문화예술의 어메니티가 결합한 ‘한국의 바르비종’으로 성공하려면 문화예술창업보육센터를 육성하고 문화마인드를 고양하는 등 지역의 문화산업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유상오 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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