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국어/한국어" 범주에 넣을 글은 아닌 성 싶지만,
내가 또 하나의 범주를 정해 글을 모으고 쓰고 할 분야는 아닌 성 싶어
이곳에 모아두는 또 하나 글.
고려대학교 교내신문에에 난 기사중 "한국학"에 대한 글 하나.
아래 글은, 짧지만, 한국학이라는 것에 대한 나의 인식의 시야를 넓혀야겠다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해준 글. 지금까지 내가 막연히 가지고 온 한국학 내지는 regional studies 는 좁은 범위로 보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울러 북미 인문학자들이 주류인 한국학도 이제는 한국이 그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호주의 어느 교수, 김동리의 「감자」에서 「복녀」를 예로 들면서 지나 세대의 시각과 현 세대의 시각 차를 드는, 어찌보면 일정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일반인보다도 더 깊이 우리를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학 연구자들임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 때 문과하다가 재수하고 체력장이 끝난 9월말부터 이과로 바꿔서 결국 공대로 진학했던 내게 있어서는 인문학도 사회학도 그리 멀리 느껴지는 분야는 아닌데, 해외에서의 한국학의 현주소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글이기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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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고대신문, 2006년 07월 31일 (월)
http://www.kukey.com/news/quickViewArticleView.html?idxno=8019
현재 우리 학계에서는 한국학을 세계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본교 국제한국학센터(소장=이종화 교수· 정경대 경제학과)에서는 지난 6일, 7일 양일간 제2차 국제한국학포럼을 개최해 한국학 영역의 확대를 시도했다. 지난 포럼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해외 한국학 연구를 점검해 본다.
지난 6일(목)에 열린 국제 한국한 포럼에서는 세계28개국 80여명의 한국학자들이 모여 한국학 영역 확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학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국학’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연구돼 왔다. 1960~1980년대에는 국제적인 초점이 서구에 맞춰져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낮았기에 해외에서 한국학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90년대에 들어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n Foundation)은 UCLA, 하버드 그리고 옥스퍼드 등의 거점 대학을 선정해 집중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2000년대에는 한국학을 보다 구체화, 체계화시키려는 노력이 정부가 아닌 각 대학이나 기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본교에서도 한국학 연구의 해외 진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 2003년 국제한국학센터를 설립했다. 이밖에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윤덕흥), 서울대의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원장=김영식) 등에서 활발한 해외활동을 하고 있다. 이전의 한국학이 국내 학자들의 연구 분야였다면, 이제 한국학은 세계 학자들과 함께하는 해외 한국학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한국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구되고 있을까.
첫째, 사회과학 측면에 주목한 연구이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의 정칟경제·사회 등에 대해 통계조사, 비교조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며 발전해왔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한국학 센터 소장인 신기욱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의 한국학 연구는 인문학과 정책 분야에 치중해있다고 지적한다. 주요대학의 한국학과가 인문학 중심으로 편성돼 있고, 미국 연구소에서는 북핵문제를 비롯한 안보 관련 정책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여러 사회과학자들이 ‘왜 한국을 공부해야하는갗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한다. 한국 문제가 세계에 어떻게, 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정당성이 있어야 연구결과를 공론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경제학, 사회학 최근에 들어서는 정치학에서도 두드러진다. 또한 신 교수는 사회과학 이론과 현실 간의 괴리도 문제로 지적한다.
이에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이자 중국학자인 드와이트 퍼킨스(Dwight Perkins) 교수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동북아 정세 파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969년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이 때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중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을 예견할 수 있었다. 보다 현실적 연구를 위한 방법으로 퍼킨스 교수는 언어와 문화 등이 비슷한 나라들끼리의 ‘비교분석법’을 제시한다. 정치, 경제, 사회구조는 복잡해서 한 현상을 이해하려면 분야 간 상호 작용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각 분야들은 국가 간에 긴밀히 연결돼있다.
퍼킨스 교수는 “비교연구를 하려면 각 나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공통점이 많은 한국, 중국 , 일본은 좋은 비교분석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한국학의 사회과학 발전을 위해 신기욱 교수는 “학제 간 함께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학자와 정책 결정자 간의 긴밀한 접촉 △현재 배우고 있는 학자들 간의 협동 프로젝트 양성 △진정한 의미의 연구센터 설립 등을 한국학의 사회과학 분야 발전 방법으로 제시한다.
둘째, 인문학적 측면에 주목하는 연구이다. 문학·역사·인문지리·민속학 등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연구한다. 문헌이나 사료, 현장조사를 통한 연구가 행해진다. 특히 한국학은 이러한 인문학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호주 국립대의 역사학자인 켄 웰즈(Ken Wells) 교수는 인문학의 상당부분이 북미 학자들을 중심으로 편성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북미 학자들은 그들이 연구하는 것을 표준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어 켄 웰즈 교수는 “한국 인문학의 중심은 한국이 돼야한다”며 “해외 인문학자들과 한국 인문학자들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하버드 대학의 한국학 센터 소장이자 한국 문학자인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교수는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대해 조망한다. 이전 세대는 한국 문학에서 일제 식민시대의 암울함을 봤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같은 역사적 소재를 ‘하나의 문학적 퍼포먼스’로 인식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김동리 <감자>의 ‘복녀’를 보고 한국 문학은 슬프다고 평가한 이전 세대와 달리, 요즘 학생들은 사건 전개 속도와 극적 긴장감에 주목해 ‘스릴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이 한국 문학이 세계화 될 때에는 한국과는 다른 관점에서 주목받게 된다”고 말한다. 국문학의 세계화가 초기 단계인 지금은 그러한 경향이 확연하진 않지만,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해야한다고 그는 권고한다.
셋째, 단지 한국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취업 등의 현실적 목적을 가진 한국어 구사인력 양성에 주안점을 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경향으로 한국의 역사나 문화 등이 부분적으로 취급된다. 이는 한국 대학의 어문학과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한국어 교육이 실질적 한국학인 문화·역사 교육으로 이어져야한다는 데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지막으로 한국사회의 특정 측면에 대한 호기심에 의해 한국학이 발전한 경우다. 한국의 경제발전, 금융위기의 조기극복, 북핵문제 등에 주목해 한국을 연구한다. 또, 한국은 한 나라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20세기에 겪었다는 것도 흥밋거리가 된다.
세계적으로 해외한국학은 양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해왔지만, 실질적인 한국학 발전을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현재 시급한 것은 △한국학의 영역 확대 △한국학 교재개발 △후학 양성 △한국학자들 간의 교류 등이다. 본교 국제한국학센터 김종수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학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과 학자들의 상호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현재 한국학의 세계화는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즉,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학은 자발적 발전을 보이지만 세계 속에서 한국학은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 있다.
반승혜 기자 bonny@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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