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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생각한다

첫 방한 파우스트 하버드대학 총장, "학문의 기본은 인문학"

by 아름다운비행 2013. 5. 8.

* 출처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3/14/0200000000AKR20130314006200071.HTML 

 

<인터뷰> 첫 방한 파우스트 총장 "학문의 기본은 인문학"

하버드대 총장 "뛰어난 한국학생들 돈 걱정 말고 오라"

 

하버드대 총장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강의영 특파원 = 드루 길핀 파우스트 미국 하버드대학 총장은 17일(현지시간) 학생을 위한 대학 당국의 재정 지원을 소개하면서 한국 학생들은 학비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는 20일 첫 한국방문을 앞둔 파우스트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학생들은 하버드대학의 캠퍼스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면서 "하버드대학에 입학하고 싶은데 재정적 부담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학부모의 합산 소득이 6만5천 달러 이하일 경우 부모에게 어떤 재정적 부담도 지우지 않으며, 6만5천 달러에서 15만 달러 사이의 소득이라면 전체 학비의 10%만 부모가 부담하도록 재정지원책을 마련해놓았다고 밝혔다. 2013.3.18 lwt@yna.co.kr keykey@yna.co.kr

 

 

"인생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준 분은 선생님들"

"한국과 하버드대의 연계 매우 중요…유대 강화하기 위해 방한"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강의영 특파원 = "학문에서 인문학이 기본이라고 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주신 분들은 선생님들입니다."

 

1636년 설립된 미국의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세계 최고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하버드 대학의 최초 여성 총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 총장(28대)이 2007년 10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오는 20일 방한을 앞두고 파우스트 총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자신을 역사학자로 소개한 그는 하버드대학과 한국의 인연, 하버드대학을 거쳐 간 한국학생들의 장점, 바람직한 인재상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파우스트 총장은 학문의 기초로서 인문학을 강조하고, 세계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들과 협력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선생님들'을 회상하며 가르치는 역할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자신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을 배웠다면서 "선생님들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프루스트 총장은 한국과 하버드대의 인연이 더욱 깊고 오래 이어지기를 바랐다.

그는 22일 이화여대에서 '여성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다'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목적과 일정은.

▲ 한국에 있는 많은 하버드대학 졸업 동문과 만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다. 한국에 약 1천여명의 동문이 있다.

아울러 한국에서 하버드대학으로 유학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학에 유학을 온 외국학생 가운데 한국학생은 수로 볼 때 캐나다와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한국 학생들,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하버드대학에서 한국과 관련된 연구와 일을 하는 교수와 연구진이 많다. 경영학 대학원에서 한국기업들을 연구하고 있고, 건축디자인대학원에서 한국의 건축과 도시디자인에 대해 연구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 영화를 연구하는 분까지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다.

또 이화여자대학과 여름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우 인기가 높다.

이런 연계와 인적인 교류, 특히 한국내 하버드 동문과 학생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총장인 내가 직접 가서 이런 연계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 한국은 하버드대학과 깊은 연계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상깊은 순간이 있나.

▲ 한국과 하버드대학의 본격적인 인연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의 인재 양성 과정에 기여해왔다. 하버드대학에 한국어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했다.

30여년간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1981년 하버드대학은 한국학연구소를 설립했고 이제 30주년이 된다. 하버드대학은 이처럼 한국과 인재 양성이나 지적인 교류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 현재 하버드대학에는 300여명의 한국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어떤 면에서 활약하고 있나.

▲ 하버드대학내에는 많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한국학생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경영대학원과 신학대학, 케네디 스쿨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학생들은 다른 하버드 학생들에게 문화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들의 관점과 식견을 통해 캠퍼스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예를 들어 올봄에 한국영화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할 계획이다. 한국 영화는 매우 인기가 높다. 역동적이고 재미있어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많지 않나.

 

-- 한국 학부모들에게 하버드 대학은 자녀가 들어갔으면 하는 일종의 '로망'이다. 어떻게 하면 입학할 수 있나.

▲ 우리가 찾는 학생들은 세계 각 곳의 재능있는 학생들이다. 그들이 재정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도 충분히 하고 있다.

만일 하버드대학에 와서 공부하고 싶지만 재정적 부담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을 찾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학생의 삶을 전반적으로 관찰한다.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했느냐도 물론 보지만 이는 일부분이다. 그들의 선생님으로부터 그 학생에 대한 평가를 듣는다. 호기심이 많은지, 창조적인지, 학교일 외에 어떤 것을 하고 있는지. 음악을 하는지, 운동을 잘하는지 등등 많은 면을 본다.

대학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전 분야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다. 단순히 시험 점수, 등급이 아니다. 학생이 가진 모든 자질과 성품을 보는 것이다.

 

-- 재정적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좀 더 설명한다면.

▲ 예를 들어 부모 합산 소득이 6만5천 달러 이하라면 부모님으로부터 어떤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또 6만5천 달러에서 15만 달러 사이의 소득이라면 10%만 부모님이 학비 부담을 하면 된다. 현재 하버드대학 학생 가운데 62%가 이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 하버드대학이 보다 국제화된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학생들의 국제화 자질을 어떻게 증진하고 있나.

▲ 학생들은 반드시 국제적인 경험을 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강력히 권합니다. 또 모든 학부생은 중요한 국제경험을 쌓도록 한다. 인턴십이나 해외활동이 그것이다. 가능한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 여름학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아울러 1월이나 학기 시작전에 3주간 관련 분야를 위해 해외탐방을 보낸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물(수질자원)'같은 프로그램이다.

이와함께 학생들이 보다 많이 어학 공부에 관심을 두도록 한다. 영어로만 세계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해당 지역에 가서 그 지역사람들과 함께 말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전체 삶을 위해 선택한 분야가 단지 미국내가 아닌 글로벌 무대와 연계된 것임을 알게 한다.

이를 위해 하버드대학에는 70여개가 넘는 어학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국제적으로도 우리 연구진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7개 해외 사무소가 있다.

 

-- 상하이에 하버드센터가 있는데 한국에도 세울 의향이 있는지.

▲ 현재로서는 없다.

 

-- 하버드대학이 인문학을 특히 중시한다고 들었다. 세계가 과학과 공학, 그리고 기술을 중시하는데 인문학을 앞세우는 이유가 있나.

▲ 학문에서 인문학이 기본이라고 본다. 인문학은 마음속에 뭔가 좋은 습성을 심어준다. 어떤 궁금한 점이 닥쳤을 때 이를 바라보는 방식이라든지 어떤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을 말한다.

어떤 사물을 인식하면서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 우리만의 세계를 넘어 사물을 이해해야 한다. 시간과 공간 차원 모두 마찬가지이다. 인문학을 통해 이런 걸 할 수 있다.

 

-- 하버드 대학의 한국학 연구소를 더욱 확대한다든지, 한국학과 관련된 영역을 넓힐 계획이 있나.

▲ 한국학연구소 소속 교수들의 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몇 주 전 조찬을 함께 하면서 보니까 10여명은 돼 보였다. 경영대학원이나 건축디자인대학원에서 온 분들도 있고, 역사학자도 두명 있었다. 한국의 영화나 영상 쪽을 담당하는 분도 있다.

 

-- 하버드대학은 국제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인재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나.

▲ 오늘날 세계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자질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들과 협력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살아오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 단연 '선생님들'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분들이다.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은 지금도 살아있는데 작년 가을에도 찾아뵈었다. 그분은 내게 생각하고 쓰는 것을 가르쳤다.

다른 선생님들도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셨다. 하버드대학 총장이 된 이후에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그들의 지도력과 사업분야의 지원, 조언 등이 큰 힘이 됐다.

대표적으로 닐 루덴스타인 전 총장을 말하고 싶다. 그는 나보다 2대 전 총장인데 나를 하버드에 초청해 래드클리프 고등연구소를 맡겼다.

그가 나를 초청한 과정을 잘 기억한다(파우스트 총장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최초의 하버드대학 총장이다.) 나도 다른 분들을 이 학교에 초청할 때 그가 했던 말과 방식을 사용한다.

큰 조직을 이끌었던 분들에게서 많은 사람과 한 방향으로 함께 일을 하는 방식을 배운다.

나는 역사학자이다. 특히 미국 역사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위대한 인물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도력과 관련해 많은 교훈을 준다.

 

-- 하버드대학이 최근 에드엑스(edX) 라는 프로그램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떤 것인지.

▲ MIT대학과 함께 하는 협력 프로그램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한 것이다. 디지털 수단을 이용해 세계를 연결하는 작업이다.

아울러 데이터의 저장소가 될 수 있다. 에드엑스는 1년 전에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에 이어 올봄에도 몇 가지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 다른 외국 대학들도 이 프로그램에 합류할 수 있나.

▲ 최근 하버드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국제적인 파트너들을 발표했다. 미국의 파트너도 있고, 국제적으로 다른 파트너들도 있다. 물론 더 찾고 있다.

 

-- 한국의 대학은 어떤가.

▲ 생각해보겠다.

 

-- 마지막으로 한국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 앞서도 얘기했듯이 우리는 학생들의 지적인 우수성은 물론 삶의 모든 면을 관찰한다. 시험점수나 등급을 넘는 개념이다. 특히 학생들의 성품을 중시한다. 그런 학생이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한다면 다른 학생들도 그를 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lwt@yna.co.kr,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