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11/28/6408795.html?cloc=nnc
“카드 한 개만 몰아쓰는 건 카드사만 좋은 일”
카드 최소로 긁고 혜택은 최대로 … ‘체리피커 앱’ 만든 조규범씨
‘체리피커’ 앱을 만든 조규범씨.
체리피커(Cherry Picker)는 카드사들의 가장 두려운 적이다. 카드는 별로 안 쓰면서 혜택은 최대한으로 뽑아내 카드사 수익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그런 체리피커들에게 막강한 ‘신(新) 무기’가 생겼다. 스마트폰용 카드사용 내역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 그것이다.
카드 승인내역 문자메시지가 오면 자동으로 읽어 척척 정리해 준다. 카드 할인을 받으려면 보통 전달에 얼마 이상 카드를 써야 하는데, 이 앱은 그 실적 기준을 얼마나 채웠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이용자는 ‘A카드는 월 30만원 실적을 다 채웠으니, 이제 B카드를 쓰면 되겠다’고 바로 알 수 있다.
이런 앱 중 가장 인기 끄는 ‘체리피커 앱’을 만든 조규범(37)씨는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조씨 본인이 바로 ‘경력 10년차 체리피커’다. “그동안 모든 카드 사용내역을 엑셀로 일일이 관리했어요. 며칠에 한 번씩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내역을 뽑아 정리하는 단순노동이었죠.”
‘기껏 몇만원 아껴 보겠다고 시간 들여가며 이 짓을 해야 하나’라는 회의가 들던 지난해 말. “가계부 앱을 한번 만들어 보라”는 친구 말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주간 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난 1월 초 체리피커 앱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장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앱을 쓴 뒤로 카드 사용액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회초년생, “덕분에 엑셀 작업에서 드디어 해방됐다”는 60대 체리피커 남성 등. 지난달까지 32만 명이 다운받았다. 그가 24시간 공개한 휴대전화와 e-메일로는 매일 10여 명의 문의와 개선 요청이 빗발친다.
대부분 카드사는 할인받은 건 실적 집계에서 제외하고, 3개월 할부는 첫 달만 실적으로 계산한다. 조금이라도 실적을 덜 쌓게 하려는 일종의 ‘꼼수’다. 체리피커 앱에선 이런 부분까지 반영해 실적을 계산할 수 있다. 조씨는 “많은 사람이 체리피킹을 하고 싶어도 골치 아파서 포기한다”며 “이 앱은 신경 쓸 게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조씨 스스로가 체리피커 앱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아파트관리비·대형마트·주유·통신·학원비 등 각 분야 특화카드 10장을 앱에 등록시켰다. 그에 따르면 “한 카드만 몰아 쓰는 건 카드사만 좋은 일 시키는 짓”이다.
조씨는 이 중 실적 대비 혜택이 가장 큰 아파트관리비 카드부터 쓴다. 최소 실적 기준인 30만원을 채우면 다음 카드로 넘어간다. 이렇게 해서 챙기는 혜택은 월 7만~8만원 정도. 월평균 카드 사용액(약 170만원)의 4% 이상을 돌려받는 셈이다. 카드사가 챙겨가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사용액의 약 2%)의 두 배가 넘는다. 물론 앱 못지않게 카드 선택도 체리피킹에 중요한 요소다. 그는 “대체로 기업계보다는 은행계 카드사가 혜택이 나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연회비 비싼 플래티넘카드는 사절이다. “월 200만원 정도를 카드로 긁어서는 별로 혜택이 없다”는 설명이다.
무료로 배포하는 체리피커 앱을 통해 그가 얻는 광고 수익은 “애 과자값도 안 될 정도”라고 했다. “유료라도 좋으니 제발 아이폰용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아직은 계획이 없다. 아이폰에선 문자를 자동으로 읽어올 수 없는 데다 개발자 등록비가 만만찮아서다. 대신 체리피커 앱의 진화를 계획 중이다. “여러 할인 혜택 중 월 이용한도·횟수가 아직 남은 게 뭔지를 안내해 주려고요. 또 자신의 카드 중 부문별로 할인폭이 가장 큰 게 뭔지 추천도 해줄 겁니다.”
한애란 기자
◆체리피커=신포도는 먹지 않고 단맛 나는 체리만 쏙쏙 골라먹는 사람이란 뜻. 기업의 상품·서비스를 구매하진 않으면서 자기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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