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파면 돈이 나오나? 돈이 나온다
아이들이 돈을 달라고 하거나 무엇인가를 사달라고 하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백날 땅을 파봐라. 돈이 나오나." 허튼 데 돈 쓰지 말라는 얘기다. 하지만 땅을 파면 돈이 나온다. 공사장에서는 땅을 파면 일당을 받고 논이나 밭에서는 땅을 파 씨앗을 심으면 곡물을 얻는다. 그러니 이제 아이들이 돈을 달라거나 뭐를 사달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자. "땅을 파봐라. 돈이 나온다."
농담이 아니다. 한국 부모들은 "땅 파면 돈이 나오나"라며 돈을 아끼라는 뜻만 전달할 뿐 스스로 필요한 것을 노동을 통해 얻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쓸데 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한다. 이 때문에 그리 궁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대부분은 대학에 가서야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기 손으로 처음 돈을 벌어본다. 심하면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들어가서야 자기 힘으로 처음 돈을 벌어본다. 근로의 신성함을 배울 기회를 20대에야 처음 접한다.
하지만 CNBC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기업을 이끌고 있는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은 10살 남짓한 나이부터 노동을 통해 자기 힘으로 돈을 버는 경험을 쌓았다. 어릴 때부터 '땅을 파는' 힘든 노동을 하면 대가가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몸으로 체득한 돈에 대한 이러한 교훈이 훌륭한 CEO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의 CEO 더그 맥밀런은 17살 때 월마트 아칸소 창고에서 시급 6달러짜리 아르바이트로 출발해 최고 지위에까지 올랐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일할 때 배운 교훈이 CEO로 일하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팀워크가 성공하고 고된 노력은 보답을 받는다. 정시에 출근하고 상사의 기대를 넘어서려 노력하는 등 직장생활의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델컴퓨터를 창업한 마이클 델은 12살 때 중국식당에서 처음 일자리를 얻었다. 시급 2.30달러를 받고 설거지를 했다. 이후 16살 때 희귀 우표와 동전을 판매하는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했고 전화로 신문 구독을 권유하는 아르바이트도 했다.
BP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CEO인 T. 분 피켄스는 12살 때 신문을 팔아 하루에 28센트씩 벌었다. 피켄스는 혼자 힘으로 돈을 벌며 태어나 처음으로 자립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 때부터 부모님에게 돈을 받기가 싫었다. 스스로 돈을 벌고 싶었다."
피켄스는 스스로 신문 배달 가정을 28곳에서 156곳으로 늘려 일당을 높였다. 그는 신문을 원하지 않는 가정을 설득해 신문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교훈도 얻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꾸준한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당신이 매일 하고 있는 일이 당신을 어떤 곳으로 이끌어줄지 결코 알 수 없다. 따라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 일에 쏟아야 한다."
아메리칸전력의 CEO 마이클 모리스도 11살 때 일당 5달러씩 받고 신문을 팔아 처음 노동을 경험했다. 그는 신문 판매를 통해 좋은 태도와 부지런한 근성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한다.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 인터내셔널의 CEO 잭 슈슬러는 시간당 2.45달러를 받고 공장에서 박스 나르는 일로 처음 돈을 벌었다. 그는 하루에 8시간씩 박스를 나르는 반복적인 일이 지루하고 정말 하기 싫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공장에서 일하며 소중한 가르침을 얻었다. "반드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라. 그렇지 않으면 급여를 받을 수 없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식당 체인점인 다든 레스토랑의 CEO 클래런스 오티스 주니어는 17살 때 LA 공항 식당에서 시급 3.50달러를 받는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문을 받고 음식을 전달하면서 모든 상황에 새로운 태도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는 법을 배웠다.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이 6살 때 콜라를 팔아 처음 돈을 벌었고 13살 때는 신문 배달을 해서 종자돈을 모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애플의 스티브 잡스 모두 고등학교 때 컴퓨터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니 이제 "땅을 파면 돈이 나오나"란 말은 그만 하자. 아이들에게 땅을 파서 돈을 버는 기회를 주자. 그리고 스스로도 '땅을 파면 돈이 나오나'란 가난한 생각에서 벗어나 '땅을 파면 돈이 나온다'는 부자의 발상으로 전환하자. 땅을 파는 것과 같은 노력을 하면 돈이 나온다. 비록 첫 출발은 미약할지라도 열심히 땅을 파다보면 세계적인 기업의 CEO, 세계적인 거부가 될 수 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1.06.03 17:27
** (옮긴이 註) 연관된 또 다른 글을 보려면.. 위 '줄리아 투자노트'를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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