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가 몇 년 전부터 유용(有用) 미생물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노재영 시장이 이곳저곳에서 미생물의 효능을 설명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죽암천과 산본천의 악취를 없애고 수질을 개선하는데 이 미생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시 환경청소과는 ‘EM’이라고 불리는 유용 미생물로 친환경 비누를 만들어서 시민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시 공무원들과 시의회 의원들은 EM을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서울로 제주도로 수차례 연수를 다녀오는 열의까지 보이고 있다.
EM이 과연 무엇이기에 이럴까. 이러한 시민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본지는 군포시와 EM의 만남, 현재의 EM 활용내역 그리고 향후 EM 사업계획을 살펴보는 기획취재를 시작했다. 이번호에서는 EM이 무엇인지 또 군포시의 EM 활용 시작 계기는 어떤 것이었는지 먼저 소개한다.
군포의 EM 역사 그 시작과 현재
국내에서 EM과 관련해 가장 권위를 가지고 있는 제주도 EM환경센타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은 이렇다.
이와 같은 EM과 군포시의 만남은 2007년 초 이병찬씨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이뤄졌다. (아래 인터뷰 참조) 이후 시 집행부는 죽암천 수질개선을 시작으로 하천정화에 EM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죽암천의 경우 2007년 8월 EM을 방류한 이후 BOD(Biological Oxygen Demand =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BOD는 물의 오염정도를 측정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수치가 높다는 것은 오염이 많이 됐다는 것을 나타낸다)가 낮아진 사실이 측정결과 밝혀졌다. <표 참조>
얼핏 보면 2005년과 2008년 BOD 측정 평균치는 별 차가 없어 보인다. 심지어 수치가 똑같으니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해당 시점의 대야동 인구변화를 감안하면 EM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5천여명보다 9천여명이 내보내는 생활폐수가 훨씬 많은 것이 자명함에도 죽암천의 수질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는 것은 EM이 수질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반증하는 사실이다. EM 방류 초기(대야동 인구변화 없음)에는 죽암천의 BOD 수치가 이전의 3분의1 수준까지 떨어진 사실도 눈여겨볼만한 점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시는 현재 E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며, 시민사회에 EM을 보급하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해 시행 중에 있다. (다음호에 계속)
군포의 EM 사업을 말하다 ①
“EM사용, 문화운동으로 전개돼야”
환경 살리기 시작은 가정에서부터
이 병 찬 지구사랑회장
Q EM을 언제 처음 알게 됐나
A 2005년에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그때는 ‘이런 게 있네’ 정도의 호기심을 가졌는데, 이후 우연히 모 방송에서 EM의 효능과 쓰임새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본 다음에는 적극적으로 EM을 공부하게 됐다.
Q 어떤 식으로 공부를 했나
A 2006년 초부터 EM 관련 서적과 비디오를 구입해 공부하고, 당시 EM을 활발히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YWCA를 찾아가 사례를 견학했다.
그리고 EM을 연구하며 상업적 사업 분야까지 진출해 있는 전북 전주대의 EM연구개발단(www.emhankook.com)에 가서 시설을 견학하고 교육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농업작물 육성에 국내최초로 EM을 활용하기 시작한 순창군청에도 찾아가 효능을 직접 확인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EM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열망은 채워지지 않았다. 이러한 고민을 순창군청 공무원들에게 말하자 제주도 EM환경센타(www.emcenter.or.kr)를 소개해줬다. 가뭄 속 단비 같은 이야기였다.
벼르고 별러 2007년 초 제주도의 환경센타를 찾아갔다. 그때 EM을 활용한 유기농 농법의 대가 이영민 선생을 만났다. 이 선생에게 3박 4일간 교육을 받고나니 EM에 대한 지식이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Q 군포에 EM을 전파하게 된 시점은
A 전주대를 갔다 온 2006년 7월경으로 기억한다. 전주대 연구개발단에서 EM원액 용기 100여개를 사서 군포로 가져왔다. 환경정화 효과를 직접 실험해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가져온 원액을 발효액으로 만들어 무작정 반월호수로 향했다. 반월호수 상류에 EM 발효액을 흘려봤더니(하루에 18ℓ) 20일째 되던 날 신기하게도 방류 지점 근처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물고기가 몰려들더라.
뿐만 아니다. 반월호수에 가기 전 전철역 인근의 축사에도 EM 발효액을 뿌렸다. 그랬더니 악취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당시 축사 주인 부부에게 “왜 남의 축사에 이상한 것 뿌리냐”고 많이 타박을 들었다. 혹시 장사꾼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았다.
하지만 수개월간 꾸준히 EM을 뿌리는 이유를 설명하며, 악취가 줄어드는 현상도 확인되자 축사 주인 부부도 이해하고 오히려 EM을 더 줄 수 있느냐며 묻더라. EM 효능이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아서 무상으로 EM을 주고, 발효액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Q 군포시에서 그때부터 EM을 하천정화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인가
A 그건 아니다. 반월호수와 축사의 실험에서 EM의 효능을 직접 확인하고 2006년 말에 시를 찾아가 EM을 이용한 환경정화를 제안했지만 단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나에게 EM효과를 입증하려면 갈치 호수를 정화해보라는 주문까지 했었다. 난감했다. EM이 환경을 살리는 길이란 확신은 있는데, 시에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 안타까웠다.
Q 어떻게 시를 설득했나
A 활로가 마련된 것은 2007년 3월경이다. 제주도 EM환경센타가 서울 용산 전자랜드에 교육관을 개소할 때 이영민 선생을 만나 EM전파의 어려움을 호소했더니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줬다.
EM을 통한 환경정화를 위해 애쓰는 순수함을 높이 산다며 필요한 EM원액을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EM 발효액 만드는 법과 활용법을 강의할 수 있는 이론적 소양도 갖추게 도와주었다.
이후 EM 발효액을 대량으로 만들어 대공원 동물사육팀을 비롯한 여러 곳에 무상으로 전하면서 EM을 홍보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러던 중 2007년 6월경 시청에서 연락이 왔다. 하천정화에 EM을 한번 사용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그때 가지고 있던 EM원액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수집한 EM관련 자료와 서적, 비디오 등을 시 관련부서에 전달했다. 이후 2개월간의 협력과 준비(예산마련, EM 발효액 생산시설 및 방류설비 설치) 끝에 2007년 8월부터 대야동의 죽암천에 EM 발효액 방류가 시작됐다.
Q 이후 EM의 하천정화 효과가 입증됐나
A 효과가 입증됐으니까 시가 2008년 본예산에 EM을 통한 하천정화 사업비를 세웠지 않겠는가. 현재는 시 집행부가 죽암천뿐만 아니라 산본천 지류에도 EM 발효액을 방류하는 것으로 안다.
게다가 시의회와 군포의제21 등에서도 EM의 효과를 알고, 시민사회에 사용을 권장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 너무 감개무량하다. 지금 군포는 EM을 알고 환경정화에 사용하려는 자치단체와 환경단체 사람들에게 유명한 곳이 됐다. 우리가 제주도 EM환경센타를 가듯 군포에 EM 활용법을 배우러 오는 이들도 많다.
심지어 나는 2007년부터 여러 단체의 요청으로 EM 활용법을 강의하러 다니고 있다. 5월 15일에도 강의를 다녀왔다.
Q 가장 보람을 느낀 부분은
A 내가 사는 지역에서 EM으로 환경을 정화한다는 사실도 매우 기뻤지만 노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진 것에 제일 보람을 느꼈다. 2008년 3월부터 10월까지 노인 20명이 산본중심상업지역 상가건물 화장실에 EM 발효액을 뿌려(분무기 이용) 악취를 제거하는 사업을 펼쳤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는 약 40명의 노인이 학교 화장실에 EM 발효액을 뿌리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Q 아직도 아쉬운 점이 있나
A 시에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는 부분이 좀 아쉽다. EM원액을 발효액으로 만들려면 쌀뜨물이 필요한데, 시청 식당에서 발생되는 쌀뜨물이 EM 사업 시행 이후에도 수년째 모두 버려지고 있다. 이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또 시가 EM을 양적으로 보급하는 일에만 집중하지 말고, 각 가정에서 EM 발효액이 실제 사용될 수 있도록 ‘EM 문화운동’을 전개해 주기를 바란다. EM을 처음 접한 사람이거나 EM 발효액을 잘못 만든 사람은 생소한 냄새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EM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시민이 EM 발효액을 제대로 제작·관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캠페인 차원의 행정이 필요하다.
<군포신문 제466호 2009년 5월 18일(발행)~5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