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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Verona) - 3]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 | |
작성일: 05.03.11 | |
작성자: 정태남 |
아레나에서 피의 제전을 즐기던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멎은 지 거의 천년이 지난 13세기, 베로나 거리에는 하루도 비명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귀족 가문들 간의 세력다툼으로 혈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 당시 베로나 귀족가문들의 저택은 방어용 성채와
같았는데, 베로나 시내에 이런 성채와 같은 귀족 저택이 자그마치 700채나 되었다고 한다. 비첸차 출신의 루이지 다 포르토(Luigi Da
Porto)와 델라 코르테(Della Corte)는 1520년 경에 베로나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하나 엮어냈다. 베로나의
카풀레티(Capuleti) 가문과 몬테키(Montechi) 가문 사이의 불화를 배경으로 꽃핀 슬픈 사랑의 이야기인데 그 주인공은
로메오(Romeo)와 줄리엣타(Giulietta)이다. 영어식으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로메오와 줄리엣타의 이야기는 나중에
영국으로 전해져, 셰익스피어가 1595년과 1596년에 걸쳐 이 얘기를 5막의 희곡으로 고쳐 썼다. 셰익스피어는 물론 베로나를 방문한 적이
없다. (중략)
줄리엣의 집은 비아 카펠로(Via Cappello)에 있고 로미오의 집은 비아 아르케(Via Arche)에 있다. 무대
배경 중에는 비아 아만티(Via Amanti), 비콜로 아만티(vicolo Amanti)와 같은 길 이름도 있는데, 아만티는 ‘연인들’이란
뜻이니 ‘연인들의 거리’, ‘연인들의 골목’이 된다. ‘연인들’이란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말한다. 한편 줄리엣의 무덤은 성벽 바깥에 있는 산
프란체스코 수도원에 있다. 이 수도원의 지하에는 대리석 관이 있는데, 텅 비어 있다. 이 빈 무덤은 비극과 비탄의 상징물이기도 하지만, 평화와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로미오의 집, 줄리엣의 집, 그리고 줄리엣의 관이 있다고 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실존인물이란
뜻은 아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력을 기초로 해서 씌어진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이런 이야기는 13세기의
베로나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던 사건이었다.
베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 찾아가 보는 줄리엣의 집은 사실 13세기의 여관을
복원한 것인데, 이 집을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일년에 자그마치 150만 명이나 몰려오니 베로나 제1의 관광상품인 셈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럴듯하게 보이는 줄리엣의 발코니나 줄리엣의 무덤이 ‘가짜’라는 사실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은 그저 꿈같은 이야기에서 꿈을 찾을
뿐이다.
사진
줄리엣 동상과 발코니: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으로 수많은 ‘사랑의 순례자’들이 전세계에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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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정 태
남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79년에 이탈리아 정부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로마 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로마 국가 건축사협회
정회원이다.
건축분야 뿐만 아니라 미술, 사진, 음악, 오페라 연출 등 여러 예술분야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를 비롯하여 유럽의 소수 민족 언어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세계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와 우리말에 대한 애착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최근에는 <건축가 정태남의
로마문화여행: 콜로세움이 무너지는 날이면...>을 조선일보 생활미디어에서 펴냈고, <정태남의 음악기행>을 동아일보에서 2005년
1월부터 매주 금요일 WEEKEND에서 연재하고 있다.
**이 칼럼은 현재 이태리 관광청 홈페이지에서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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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기사중에서 가져옴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510&PCode=0007&DataID=200505101823000013
[테마가 있는 배낭여행]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 伊 베로나 | ||
'영원한 사랑'을 믿는 사람들의 성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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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온화한가? 그건 너무 거칠고, 우악스럽고 너무 야단스럽고, 가시처럼 따끔거린단 말이야.”(Is love a tender thing? It is too rough, too rude, too boisterous, and it pricks like thorn.)
영원한 사랑이란 그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달콤한 사랑 뒤의 배신과 분노, 좌절, 불행한 결말을 아무리 외쳐대도 사람들은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사랑을 시작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것은 장담컨대 아마도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베로나는 ‘영원한 사랑’을 믿는 사람들의 성지다. 베로나는 여행 성수기면 수많은 순례자들로 들끓는데, 덕분에 이곳에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그저 많은 사람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 1 줄리엣의 집
줄리엣의 집에는 세계 각국어로 쓰인 영원한 사랑의 맹세가 온 벽을 뒤덮고 있다. 지워지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들이 엿보이는데, 심지어 껌에 글을 새겨 벽에 철썩 붙여놓을 정도이니 ‘어디 연인 없는 사람은 살겠나’ 하는 눈흘김이 절로 나온다.
집에 들어서면 수줍게 서 있는 줄리엣 동상이 사람들을 맞이하는데, 오른쪽 가슴만 유난히 빛이 난다. 오른쪽 가슴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유 때문인데, 줄리엣은 죽어서도 참 바쁘다. 입장료를 내고 집으로 들어가면 줄리엣의 옷과 몇몇 가구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줄리엣의 발코니다. 발코니에 선 줄리엣을 향해 로미오는 사랑에 빠졌다고 얘기하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주저없이 올라갔던 바로 그 발코니. 이곳에 선 사람들은 얼굴에 모두 홍조가 가득하다. 키스 명당으로 주저없이 꼽히는 곳. 신혼여행지로 이곳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다.
# 2 줄리엣의 무덤
“그가 결혼했다면, 내 무덤이 곧 내 신방이 될 거야.”(If he be married, My grave is like to be my wedding bed.)
로미오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신방은 무덤이 맞다. 들뜬 분위기의 줄리엣의 집과 달리 이곳은 적막하고 찾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드물다. 지하 계단을 하나씩 내려갈 때마다 그들의 5일간의 짧은 사랑의 완성이 ‘죽음’이라는 것에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이 더 애틋하고 오늘날까지 이곳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으니 참 아이로니컬하다.
# 3 위시 트리
줄리엣의 무덤으로 가는 길에는 소원을 비는 나무(Wish Tree)가 있다. 역시 전 세계 각국어로 소원을 비는 쪽지들이 매달려 있는데, 무덤을 보고 나올 때의 우울한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나도 소원을 적고 왔지만 2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언젠간 이루어지겠지.
# 4 아레나에서 오페라의 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으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한여름 밤의 오페라’로 훨씬 더 유명하다.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아레나에서 아이다, 투란도트, 카르멘 등의 오페라를 공연하는데, 연인과 함께 간다면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으리라. 티켓 값도 10∼157유로(약 1만4000∼22만원)로 다양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지정좌석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CD섹터인 경우 25유로 안팎으로 싼 편이다.
오페라와 관련한 정보는 베로나 관광청(www.tourism.verona.it)이나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사이트(www.arena.it)를 참고하면 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창작 연도는 1595년 경으로 추정되며 초판은 1597년에 나왔다. 이탈리아의 소설가 마테오 반델로의 작품(1554) 내용을 소재로 한 것으로 추정되나, 직접적으로는 아서 브루크의 ‘로메우스와 줄리엣의 비화’(1562)에 의거해 저작되었다.
박정은·배낭여행 커뮤니티 ‘떠나볼까’ (www.prettynim.com)의 시솝
■찾아가는 길
기차로 로마에서 5∼6시간, 베니스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기차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 큰 도시가 아니어서 하루 정도 돌아다녀도 다 볼 수 있지만, 오페라를 보거나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은 1박2일 정도 천천히 둘러보면 더 좋은 곳이다. 이탈리아 대도시와는 다른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
2005.05.12 (목) 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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