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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기기

정력 북돋는 비타민 덩어리, 달래

by 아름다운비행 2005. 5. 14.

뉴스메이커 2005.4.4 (월) 09:42   뉴스메이커
[음식동의보감]정력 북돋는 비타민 덩어리, 달래

 

파, 마늘, 부추, 달래, 무릇.

이 다섯 가지 채소의 공통점은? 절집에서 수도정진하는 스님들은 절대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오신채(五辛菜)’라 하는데 이것들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성적 에너지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어 음욕과 성내는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불교 경전인 ‘능엄경’에 따르면 “중생들이 선의 삼매를 구하려면 세간의 다섯 가지 신채를 끊어야 하나니, 이 오신채를 익혀 먹으면 음심을 일으키고 생으로 먹으면 분노를 더하느니라”고 하였다. 이렇게 스님들에겐 금욕의 채소지만, 똑같은 이유로 속세 사람들에겐 더없이 훌륭한 스태미너 식품이 된다.

 

특히 달래는 봄철 미각뿐 아니라 이른봄에 나타나기 쉬운 각종 비타민 부족 현상을 이겨내게 해주는 건강식품으로 빼놓을 수 없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저항력이 약해지고, 비타민 B1과 B2가 부족하면 입술이 잘 터지고, 비타민C가 부족하면 잇몸이 붓고 피부노화가 빨라지는데 쌉싸래한 맛이 감도는 달래에는 이를 예방하는 비타민류가 골고루 들어 있다. 게다가 대부분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기 때문에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달래를 무칠 때 식초를 넣으면 비타민C가 파괴되는 시간이 더욱 늦춰진다.

 

달래는 지방에 따라 나생이, 달롱, 달롱게, 꿩마농이라고도 불리며 한자로는 ‘산산’(山蒜:산에서 나는 마늘) ‘야산’(野蒜:들마늘)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달래의 비늘줄기는 소산(小蒜)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비장과 신장 기능을 도와주며 빈혈이나 기혈순환을 도와준다. ‘본초습유’라는 의서에는 “달래는 적괴(암이나 종양 같은 것)를 다스리고 부인의 혈괴(부인과 계통의 종양이나 어혈 응어리)를 다스린다”고 전한다. 남성들의 정력증진은 물론 여성들의 자궁출혈이나 월경불순 등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꼽힌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로 잠이 오지 않거나 기력이 떨어지면서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경우에도 달래를 먹으면 효과적이다. 줄기와 수염뿌리째 잘 씻어 말린 후 소주에 넣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밀봉한 다음 두세달쯤 지나 마시면 신경안정과 정력증진에 좋은 약술로 변신한다. 또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는 달래를 찧어 붙이면 염증 예방과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달래에 풍부한 칼륨은 몸속의 나트륨과 결합하여 밖으로 배출되므로 염분 과다섭취로 인한 성인병을 예방한다.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인 우리나라 사람들 식단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인 것이다.

 

하지만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거나 열성 안질 또는 구내염으로 고생하는 사람,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반대로 손발이 유난히 찬 사람, 피부색이 하얀 사람, 눈두덩이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 사람 등은 몸이 냉한 체질이므로 달래가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

달래를 약으로 이용할 때는 잎이 말라 죽기 전에 캐 시원하고 어두운 모래에 묻어 두었다 쓰지만, 달래의 영양가와 효능을 고스란히 얻으려면 요즘처럼 제철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조성태 박사 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