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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기기

중·장년층 직장인 성인병 30%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

by 아름다운비행 2011. 5. 11.

*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10/2011051000084.html

 

중·장년층 직장인 성인병 30%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1.05.10 03:13

 

[강북삼성병원 30~50대 직장인 10만명 검진 결과]
스트레스·운동 부족 등으로 세포에 혈당을 공급해주는 인슐린이 제 역할 못하는 것
당뇨·지방간·심장병 등 모든 성인병 원인으로 작용… 방치하면 동시다발적 發病

 

대기업 인사팀 송모(48) 부장은 최근 직장에서 시행한 종합건강검진에서 거의 모든 건강 수치가 줄줄이 악화된 것이 확인됐다. 지방간이 있고, 혈압은 고혈압 전(前) 단계이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했다. 공복 혈당도 작년보다 올라갔고, 복부 비만 판정도 받았다. 딱히 당장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지만 각종 성인병이 일시에 준동할 태세다. 송 부장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강북삼성병원이 직장인들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멀티(multi) 성인병'의 몸통이자 배후세력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운동 부족으로 근육은 점점 가늘어지고, 배는 나오고, 잦은 회식에 따른 과음, 생존 스트레스 압박 등에 시달린 후유증이라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은 한 해 30~50대 직장인 10만명을 검진하는 의료기관으로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검진자의 60~70%가 삼성 계열 회사원들이다. 강북삼성병원 건강검진센터는 지금까지 72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개 서로 다른 질병이 어떻게 연관됐는지를 알아보는 건강 위험 요인 '짝짓기 연구'들이다.

인슐린 저항성, 성인병의 뿌리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음식으로 섭취한 혈당 활용도를 떨어뜨려 에너지 효율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체내 지방 축적을 일으킨다. 건강검진 데이터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 ▲지방간 ▲심장병 ▲고혈압 ▲통풍 ▲폐 기능 감소 ▲식도염 ▲ 담석증 등 각종 성인병에 씨줄 날줄 얽히듯 상호 관여한다.

그래픽=오어진 기자, 김충민 기자

5년 동안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7849명을 관찰해보니 지방간이 있던 사람은 나중에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가 2.7배 높았다. 애초에 당뇨병과 지방간 둘 다 없던 4954명을 5년간 지켜본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에게서 새로 지방간이 발생한 위험이 2.5배 높았다.

특별한 질병이 없던 1만5000여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는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 수치가 높을수록 지방간이 많이 생겼다. 통풍과 지방간, 당뇨병 등이 인슐린 저항성으로 얽히고설킨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담석증 발생을 높이는 데도,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데도 관여했다.

동맥경화 일으켜 심혈관 질환 유발

인슐린 저항성은 혈관 내피세포층 두께를 증가시켜 동맥을 딱딱하게 만들고 내경을 좁게 만든다. 이로 인해 종국에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평소에 건강했던 406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은 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고 중성지방 수치도 높았다.

이런 현상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에게도 일어났다. 같은 맥락으로 인슐린 저항성은 비만도와 상관없이 별도로 고혈압 발생 위험을 최대 60% 증가시켰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95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들이 폐활량도 감소했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건강의학본부장(가정의학과 교수)은 "건강검진 데이터로 보면 중·장년층 성인병의 30%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었다"며 "이를 교정할 여력을 갖지 못하고 십수 년간 방치한 직장인들은 40대 중·후반부터 동시 다발로 성인병에 걸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인슐린 저항성

우리 몸의 세포는 혈당(血糖)으로 먹고산다. 이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다. 하지만 인슐린 효율성이 떨어지면 인슐린 양이 충분해도 세포는 혈당을 받아먹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세포는 세포대로 혈당에 굶주리고 뇌(腦)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다고 판단해 인슐린 생산을 더 늘린다. 이렇게 효율성이 감소한 인슐린이 계속 늘어나면 동맥경화와 대사(代謝) 장애를 일으키고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