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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소리

by 아름다운비행 2005. 7. 3.

오늘은 일요일.

다른 때 같았으면 집에서 아직도 곤히 잘 수 있는 시간인데..

오늘도 어제처럼

또 밤을 새웠다.

 

어제도 한.. 2시간이나 잤나?

비온다는 소리에 주말인데도 집에 못가고

비올까.. 하여 이리저리 잠을 쫓으며 앉았다가

사무실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인게 단데..

오늘부터 호우가 내릴 지 모른다는 예비특보가 있으니

또 못가네.

 

집에 있으면서 비만 많이 오면

마음이 편치 못해.

별 일은 없는건지,

혹시 비가 갑자기 쏟아져 어디 넘치거나 터지지는 않았는지.

 

... 다정도 병인야 하여 잠 못들어 하노매...

 

뜻이야 전혀 다른 뜻이지만

내가 자귀도 아니건만

비만 오면 잠을 못자네.

 

어젠 하루종일

안개가 짙은 속에 안개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새벽 4시 반 경부터는 빗소리가 좀 들릴 정도로 비가 내리네.

 

미리 물을 많이 퍼올려 수로에 물이 많지야 않지만

비만 오면 걱정.

안 와도 걱정.

그래서 多情도 病이라고 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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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가(多情歌)

 

                      李兆年 (1269 ~ 1343)

 

 

梨花月白三更天

啼血聲聲怨杜鵑

䀆覺多情原是病

不關人事不成眠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현대어 풀이]

하얗게 핀 배꽃에 달은 환히 비추고
은하수가 삼경(자정 무렵)을 가리키는 한밤중에
배나무 가지에 어린 봄의 정감을 소쩍새가 알겠느냐마는
다정다감함도 병인 듯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노라

 

[이해와 감상]

배꽃이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거기에 휘영청 달이 밝으니 하얀 배꽃과 밝은 달이
서로 어울려 배꽃은 더욱 희고,

달빛은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더욱이 밤은 깊어 은하수가 기운 삼경이라,

온 천지가 쥐죽은 듯이 고요하여 신비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 고요를 깨듯이 소쩍새가 구슬프게 울어대는구나.
배꽃 가지에 서려 있는 봄날의 애틋한 애상을
소쩍새 네가 어찌 알겠는가마는

이렇듯 다정다감한 내 마음도 병인 듯하여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