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겨울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때이다. 추운 북쪽지방에서도 "추위는 춘분까지"라고 했다.
일년 중 춘분에서부터 약 20여일이 기온상승이
가장 큰 때이다. 이때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난춘(暖春)시기로 일년 중 농부들이 일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이때를 두고 옛사람이 말하기를 "하루를 밭 갈지 않으면 일년 내내 배부르지 못하다." 했듯이 동양에서는 이 날을 농경일로
삼고 씨앗을 뿌렸다. 춘분때는 이웃끼리 파종할 씨앗을 바꾸어 종자를 정선한다.
겨울철 얼었다 땅이 풀리면서 연약해진
논두렁ㆍ밭두렁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위해 말뚝을 박는다. 또 천수담과 물이 귀한 논에서는 물을 받기 위해 도구를 치기도 했다.
옛
말에 "이월에는 천하의 만민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 했다. 이월의 농작업은 대부분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위한 준비작업이다. 즉
퇴비만들기, 마늘밭 거름주기, 보리밭 거름주기, 논의 객토, 특용작물 비닐하우스 관리, 비닐하우스용 고추ㆍ참외 파종, 과수의 가지치기, 장
담그기, 고구마 싹 틔우기 등 다 외기가 바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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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춘분은 봄절기의 시작이며, 해의 중심이 춘분점 위에 왔을 때이고, 양력 3월 21일 전후이다. 해는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상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이 날은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진다.
경칩과 청명의 가운데에 바로 춘분이 있다.
춘분점은 해가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춘분을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준비에 바쁘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애벌갈이(논이나 밭을 첫 번 째 가는 일)를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이때를 전후하여 철 이른 꽃의 씨뿌리기를 한다.
또 음력 2월중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치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2월 바람은 동짓달 바람처럼 매섭고 차다. 이는 바람의
신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바람을 불게 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꽃샘’이라고 한다. 한편, 이때에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먼 길
가는 배도 타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춘분 전후 7일간을 '봄의 피안' 또는 '피안(彼岸)의 시기'라 하여 극락왕생의 시기로 본다.
옛 사람들은 춘분기간을 3후로 구분하여 초후는 제비가 남쪽에서 날아오고, 중후는 천둥소리가 들려오며, 말후는 그 해에 처음으로 번개가 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