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강화도 삼산의 추억
아름다운비행
2006. 2. 17. 05:04
강화간 지 겨우 1년,
다른 곳으로 발령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다가
갑자기 난 인사발령.
농담으로야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무조건 영전'이라고는 했어도
너무 정들고 좋았던 곳인데.
발령난 2얼 1일 아침,
석모도 삼산지소 앞마당에서 본 석모2리의 아침.
늘상 보던 모습이지만 그날만큼은 새로운 모습이었지.
아침에 담배를 사러갔다가 들어오면서 또 한 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모2리의 아침 모습.
그리고 내가 지난 1년 울고 웃던,
남들이 보면 비좁고
어찌보면 처량한 모습이지만
내겐 정겹기만했던 내자리,
그리고 사무실.
그리고
꽃씨사다 뿌리고
1년내 내가 호미들고 가꾸던 화단.
코스모스와 공작초가 잘 피었었지.
그리고 나랑 1년을 함께한 낡은 오토바이.
내 무릎이며 정강이에
수많은 영광의 상처를 주었고
내 발이 되어주었던 놈.
내가 가는지 마는지 알기나 하는지. ^^
그리고 우리 회사 최말단부서로서
비록 초라하지만
동네 형님들과 정을 나누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삼산지소.
40여년을 그자리에서 서서
온갖 애환을 다 싸안아 품고서
말없이 서있는 지소.
그리고 우리 강화지사 직원들이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던,
60이 다 되신 선배님은 지금도 내집마냥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보금자리.
삼산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