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모습
[세계의 직장인들 6] 스웨덴 - ‘7월 한 달 내내 휴가’
아름다운비행
2005. 8. 13. 04:50
2005년 7월
11일 (월) 18:40 미디어다음 |
‘7월 한 달
내내 휴가’, 스웨덴 직장인의 삶 |
[세계의
직장인들 6-스웨덴] 직장인 여름휴가 3~4주, 2주는 ‘짧은’ 휴가 직장인 1년 평균 5주 쉬어…“긴 휴가, 눈치 볼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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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 / 글, 사진 =
노연수 스웨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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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내리쬐는 7월 한 달 동안 스웨덴은 나라 전체가 ‘휴가 중’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7월 한 달 동안
3~4주간의 긴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는 한스는 지난주 그동안 하던 일을 마무리 짓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래전부터 7월 한 달 동안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기 몇 주 전부터 어린 두 딸은
미리 여행 가방을 싸두고 출발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한스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회가 되는 대로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 한 달 동안 긴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여름이 여행가기 가장 좋은 때다.
보험회사
투자관리부에서 일하고 있는 울로프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음 달에 2주간의 ‘짧은’ 휴가를 가게
됐다.
회사 직원의 70%가 7월에 3~4주 동안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새내기인 울로프가 빈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운전사 레라르트는 다음주에 일주일 동안 스웨덴 북쪽지방의 아르제플로그로 친구들과 낚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휴가는
물론 2주가 더 남았지만 여행에 다녀와서 남은 시간에는 그동안 소홀했던 자기계발을 할
생각이다.
직장인 1년 평균 5주 휴가…“긴 휴가, 눈치
볼 필요 전혀 없어” 휴가 때는 11~12% 더 많은 월급, 업무공백은 인턴·아르바이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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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의 롤람브스호브 공원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스웨덴 사람들. |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는 스웨덴의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24일 정도를 휴가로 쓸 수 있다. 보통 주말까지 포함하면 휴가로
쉴 수 있는 기간이 1년에 약 5주 정도다.
이 5주의 휴가 중에서 1~2주 정도는 개인적으로 필요할 때 조금씩 사용하고 나머지
3~4주는 여름에 한꺼번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휴가를 언제,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뜻에 달린 일이기 때문에 휴가를 길게 이어 쓴다고 눈치를 볼 필요는 전혀 없다.
물론 회사마다 휴가
날짜를 적절히 조정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대개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스웨덴 직장인들은 누구나 휴가를 간다.
그 중 7월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다. 이때에는 모든 관공서나 대중교통도 ‘여름 운영 시간’이라는 이름 아래 근무시간을
줄인다.
휴가비도 나온다. 휴가비는 정규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월급의 11~12% 정도다. 따라서 여름휴가 기간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면서 생긴 업무공백은 인턴 사원이나 아르바이트 학생이 메운다. 이 기간 동안 하는
일을 ‘여름 일’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휴가기간에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는 것은 스웨덴 회사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다.
이 ‘여름
일’은 주로 대학생들의 몫이다. 그래서 스웨덴 대학생들에게 여름은 아르바이트로 돈도 벌고, 경험도 쌓을 수 있는 기간이다.
물론
여름휴가 기간에 3~4주 동안 휴가를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의 경우에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휴가를 가거나 휴가를 둘로 나눠
다녀오기도 한다.
은행의 부지점장 클라스는 일이 밀려 여름휴가 기간 동안에 휴가를 떠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8월 셋째 주부터
9월 초까지 3주간 늦은 휴가를 다녀올 생각이다.
여자친구와 함께 스웨덴에서 가장 큰 섬인 고틀랜드, 이탈리아 등을 다녀올
예정이다. 비록 늦은 휴가지만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남들이 휴가를 떠난 요즘도 변함없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시립 도서관장으로 일하고 있는 군넬은 도서관 행정을 총괄하고 있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이미 6월에 2주 동안 휴가를 다녀왔고, 8월 말쯤 다시 2주간 예테보리로 휴가를 떠날 생각이다. 평상시 직장생활도 빡빡하지 않아 보육시설 및 제도 완벽…“세금 많아도 전혀 불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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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사람들은 대부분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낸다. 스톡홀름에 있는 스칸센 민속원의 잔디밭에 돗자리를 들고 소풍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 |
이렇게 한 달 동안 휴가를 떠나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스웨덴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그다지 빡빡하지 않은 직장생활을
한다.
일반적으로 스웨덴의 직장인들은 보통 오전 8~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 정도 근무한다. 회사에 따라 늦게 출근하면
늦게 퇴근하고 중간에 휴식을 많이 가졌다면 그만큼 더 일하는 식으로 자율적으로 출근과 퇴근 시간을 정하는 곳이 많다.
회사에
출근해서는 제일 먼저 컴퓨터를 켠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은 기본이다. 보통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한
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한다.
퇴근 뒤 술자리를 갖는 등의 회식문화가 전혀 없기 때문에 퇴근을 하고 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여성의 경우 퇴근길에 탁아소에 들려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스웨덴에서는 맞벌이가 일반적이다. 맞벌이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일하던 여성이 임신을 하면
출산 전후로 1년 넘는 기간 동안 월급의 80%를 받으면서 쉴 수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아내가 임신을 하면 얼마 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탁아소나 방과 후 교실 등이 잘 마련돼 있는 것은 물론이다.
주말에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열여덟 살이 되면 대부분 독립을 할 정도로 개인적인 생활을 중시하는 스웨덴 사람들이지만 주말에는 특별한 계획이 없는 한 부모님을
찾아 뵙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를 들고 근처 공원에 소풍을 나오는 풍경은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웨덴 직장인들은 많은 세금을 내기 때문에 월급의 실수령액은 그다지 높지 않다. 세금은 임금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많이 내는 경우 월급의 50% 까지 내기도 한다.
그러나 스웨덴이 직장인들은 그만큼 많은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세금이 많다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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