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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생 절반도 못받는 국민연금, 그마저도 월평균 52만원
아름다운비행
2020. 1. 7. 08:11
o 출처 :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675582
55년생 절반도 못받는 국민연금, 그마저도 월평균 52만원
중앙일보 / 입력 2020.01.07 05:55 수정 2020.01.07 06:05
신성식·위성욱·최종권·김정석 기자
베이비부머(1955~63년. 지난해 말 약 724만 명)의 맏형 격인 55년생이 올해 만 65세, 법정 노인이 된다. 71만 명이다. 그 전에는 40만~50만 명이었다. 이제 차원이 다른 고령화가 시작됐다. 무방비로 65세가 된 이전 세대와 분명 다르지만 준비 부족은 여전하다. 55년생을 해부해 '폭풍 고령화'의 실상과 과제를 점검한다.
| 여자는 32% 평균 34만원, 남자 절반
| 생활비 쪼들려 조기 수령 6만 명
| 퇴직연금+개인연금은 ‘그림의 떡’
55년생 김유태씨가 6일 서울 구로구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상담에 쓰는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김씨는 국민연금에 컨설턴트 활동비를 더해 가계를 꾸려나간다고 했다. 김성룡 기자
신년기획 - 55년생 어쩌다 할배 ③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에게 통증 완화, 삶의 정리, 영적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남 창원시의 55년생 장금주씨는 두 달 남지 않은 말기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간병인이다. 어떤 이의 마지막을 돌본다는 게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전에 한센인 마을ㆍ장애인시설 등에서 30년가량 봉사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장씨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단지 돈 때문에 여기 일을 하는 게 아니다”며 “진짜 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씨 할머니를 롤 모델로 정했다고 한다. 김씨는 고통지수가 극도로 올라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장씨는 “할머니가 자식이 맘에 안 들어도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이런 긍정 마인드를 가진 장씨에게도 좀 아쉬운 게 있다. 그녀의 국민연금 통장이다. 월 22만원 찍힌다. 그는 “제가 식당을 하면서 월 5만5800원씩 보험료를 넣은 게 이렇게 연금으로 나온다”고 말한다. 장씨는 월 보험료의 백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기억한다. 남편 연금을 합하면 110만원가량 된다. 부부 최소생활비(176만100원, 국민연금연구원)에 부족하다. 보험개발원 기준(265만원)으로는 42%에 불과하다. 그의 수입(실수령액 180만원)에다 남편이 주차관리 일을 해서 150만원을 번다. 장씨는 “지금은 일해서 생활비를 충당한다. 남편이 3년 이상 일하기 힘들 것이고 나도 머지않아 그리될 것이고, 연금만으로는 힘들 텐데 걱정”이라고 말한다.
장씨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단지 돈 때문에 여기 일을 하는 게 아니다”며 “진짜 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씨 할머니를 롤 모델로 정했다고 한다. 김씨는 고통지수가 극도로 올라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장씨는 “할머니가 자식이 맘에 안 들어도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이런 긍정 마인드를 가진 장씨에게도 좀 아쉬운 게 있다. 그녀의 국민연금 통장이다. 월 22만원 찍힌다. 그는 “제가 식당을 하면서 월 5만5800원씩 보험료를 넣은 게 이렇게 연금으로 나온다”고 말한다. 장씨는 월 보험료의 백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기억한다. 남편 연금을 합하면 110만원가량 된다. 부부 최소생활비(176만100원, 국민연금연구원)에 부족하다. 보험개발원 기준(265만원)으로는 42%에 불과하다. 그의 수입(실수령액 180만원)에다 남편이 주차관리 일을 해서 150만원을 번다. 장씨는 “지금은 일해서 생활비를 충당한다. 남편이 3년 이상 일하기 힘들 것이고 나도 머지않아 그리될 것이고, 연금만으로는 힘들 텐데 걱정”이라고 말한다.
1955년생이 받는 국민연금은. 그래픽=김영희 기자 02@joongang.co.kr
그래도 장씨는 또래 55년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55년생 약 71만명 중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32만4304명(45.8%)이다. 절반이 안 된다. 연금 수령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52만230원. 1인 가구 최소생활비(108만 700원, 국민연금연구원)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여자는 더 서글프다. 연금 수령자가 남자는 61.1%, 여자는 31.5%다. 평균 연금액도 여자는 34만원으로 남자(62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여자는 평균 13년 9개월 보험료를 부었다. 남자(18년 6개월)보다 짧다 보니 연금이 적다.
55년생은 경제활동을 할 때 부모ㆍ자식 보살피느라 국민연금 같은 걸 제대로 챙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50대가 됐고, 상당수는 ‘아차’ 싶어서 벼락치기 연금 준비에 들어갔다. 연금수령 최소가입 기간(10년)을 채우려고 50세 넘어서 보험료를 부었다. 그래도 10년을 못 채워서 61세 넘어서도 보험료를 넣는 사람이 2만8636명에 달한다(임의계속 가입자). 남들은 61세에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데 환갑 넘어서 늦깎이 준비에 한창이다. 또 생활비가 쪼들려 61세 전에 미리 연금을 당겨 받은 조기노령연금 수령자도 5만8373명에 달한다. 평균수명까지 살면 조기연금이 손해인데도 당장 급해서 미리 손을 댔다. 창원의 장씨도 3년 당겨 받았다.
55년생은 경제활동을 할 때 부모ㆍ자식 보살피느라 국민연금 같은 걸 제대로 챙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50대가 됐고, 상당수는 ‘아차’ 싶어서 벼락치기 연금 준비에 들어갔다. 연금수령 최소가입 기간(10년)을 채우려고 50세 넘어서 보험료를 부었다. 그래도 10년을 못 채워서 61세 넘어서도 보험료를 넣는 사람이 2만8636명에 달한다(임의계속 가입자). 남들은 61세에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데 환갑 넘어서 늦깎이 준비에 한창이다. 또 생활비가 쪼들려 61세 전에 미리 연금을 당겨 받은 조기노령연금 수령자도 5만8373명에 달한다. 평균수명까지 살면 조기연금이 손해인데도 당장 급해서 미리 손을 댔다. 창원의 장씨도 3년 당겨 받았다.
세종시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한 민원인이 고객상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교과서적인 노후 준비는 ‘다층 아파트’이다. ‘기초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 그것이다. 소득 하위 70%에 드는 30만2575명은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중앙일보 인터뷰에 응한 31명 중 퇴직연금을 받는 사람은 없다(공무원ㆍ사학연금 수급자 8명 제외). 일시금(퇴직금)으로 받았다. 개인연금 수령자는 2명에 불과하다. 다층 노후 설계를 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결국 55년생이 기댈 데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뿐이다. 국민연금 52만원에다 올해 기초연금(대개 26만~30만원)을 얹어도 힘겹다. 국민연금이 많아도 마찬가지다. 시니어 IT기업 직원 최모씨는 국민연금을 140만원 받는다. 높은 금액대에 해당한다. 개인연금 30만원도 나온다. 하지만 이걸로 부부 최소생활비에 못 미친다. 그래서 최씨도 일하고, 아내도 간호조무사 일을 한다. 최씨는 “75세까지는 일 할 수 있다고 본다. 나이 들어선 마땅히 일할 데가 (더는) 없다”고 말한다. 그나마 지금은 적자 가계를 면하고 있다.
결국 55년생이 기댈 데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뿐이다. 국민연금 52만원에다 올해 기초연금(대개 26만~30만원)을 얹어도 힘겹다. 국민연금이 많아도 마찬가지다. 시니어 IT기업 직원 최모씨는 국민연금을 140만원 받는다. 높은 금액대에 해당한다. 개인연금 30만원도 나온다. 하지만 이걸로 부부 최소생활비에 못 미친다. 그래서 최씨도 일하고, 아내도 간호조무사 일을 한다. 최씨는 “75세까지는 일 할 수 있다고 본다. 나이 들어선 마땅히 일할 데가 (더는) 없다”고 말한다. 그나마 지금은 적자 가계를 면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채용 행사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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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를 모르고 지나온 세대라서 그런지 상당수 55년생이 적자 가계를 꾸리고 있다.
전남의 55년생 이두례씨는 국민연금이 없다. 정부가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에 나가 월 23만원을 번다. 이씨는 “몸이 조금 아프더라도 노인에게 일자리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대구의 55년생 이재길씨는 자신이 베이비부머 맏형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다 최근에서야 알았다. 현재 일을 하지 않는다. 국민연금 100만원에 의존한다. 생활비ㆍ공과금ㆍ대출금 이자 등에 턱없이 부족해 월 300만원가량 적자를 본다. 월 20만원 나가는 건강보험료가 가장 부담스럽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노동 시장이 불안정하고 계층화돼 대부분의 은퇴자는 국민연금으로 노후 보내기가 불가능하다. 중상위 이상 계층은 그나마 국민연금을 많이 받고 다른 노후 포트폴리오도 있지만, 중간 이하 계층은 노후 소득 보장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기초연금ㆍ국민연금ㆍ퇴직연금 3층 체계로 계층별 맞춤형 노후 보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위성욱ㆍ최종권ㆍ김정석ㆍ김태호ㆍ김준희 기자 ssshin@joongang.co.kr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위성욱ㆍ최종권ㆍ김정석ㆍ김태호ㆍ김준희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