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과 함께

도와 줄 수 없는 몸짓

아름다운비행 2014. 8. 10. 22:30

자연 속에서는

정상이 아닌 것은 곧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있다.

 

백호, 흰사자, 하얀여우...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포식자의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지난 주

풋고추 몇 개 딴다고

고추나무 아래 고개를 숙이고 따고 있는데

갑자기 뭐가 눈앞에 툭 떨어졌다.

 

사마귀에게 당한건지..

거미줄에 걸렸다 몸부림 쳐 탈출한건지..

 

날개 하나가 없고

오른쪽 뒷다리 하나가 없는 작은 벌 하나.

 

도와줄 방법도 없고..

불편한 몸으로 어디론가 열심히 기어 갔다.

너무 빨라 제대로 확대해 잡을 수가 없었다.

 

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난

그저 그 녀석을 위해 기원 한 마디 보내주는 일 밖에

더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