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과 함께

[스크랩] "일편단심 민들레" 왜 그렇게 부를까?

아름다운비행 2011. 4. 12. 23:48

지난 주 양평 갔다가

토종 하얀 민들레가 핀 모습을 발견했다.

 

작년엔 한 포기였는데,

올해는 3 포기나 된다.

포기수가 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분 좋은 일.

 

 

서양 민들레에 비해 너무도 열세인 우리 토종 민들레.

그래서 토종은 이미 강원도 산골에서도 밀려나고 있는중이다.

 

 

민들레의 토종 여부를 가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토종 민들레는,

꽃받침이 아래로 꺽이지 않고

꽃을 받치고 있다.

반면에 서양 민들레는 꽃받침이 아래로 굽어져 있다.

 

잎사귀의 모습도,

토종은 아주 날카롭지는 않은 반면에

외래종은 톱날을 연상시키듯 날카롭지만,

둘을 같이 놓고 비교해 보지 않는 한 전문가도 쉽게 구별할 수 없다.

꽃이 없을 때는 전문가들도 토종과 외래종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토종은 3월~5월에 한 번 꽃이 피고,

홀씨가 땅에 뿌려져도

그 다음 해에 바로 발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길게는 3~5년이 지나야 발아가 되기도 한다.

 

외래종은

3월부터 11월~12월까지 년중 몇 차례나 꽃이 피고,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그 해에 바로 싹이 튼다.

 

꽃도, 토종에 비해 외래종이 더 진한 색깔을 띄는 것 같다.

더 많은 홀씨를 맺는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만,

꽃잎의 수도 외래종이 확연히 더 많다.

아래 토종 하얀 민들레와 외래종 노란 민들레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다.

 

그러니 토종이 밀려날 밖에.

 

 

 

이 사진 속의 민들레가 꽃대가 아주 짧은 이유는,

작년에 몇 차례나 풀을 깍아줬기 때문이다.

 

민들레의 꽃대는 길게는 50cm 정도까지도 올라가는데,

자주 풀을 깍는 곳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진들 속의 꽃대는 아주 짧다.

 

토종민들레를 깍아버리는(?) 실수를 안하기 위해

올해는 돌로 둘레를 쳐놨다.

 

 

 

 

< 윗 사진은 토종 하얀 민들레 >

 

 

 

< 이 사진은 외래종 노란 민들레 >

 

 

**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혀서 만신창이가 되어도 기어이 잎과 꽃대를 다시 내밀고 꽃을 피우며 씨를 날려보내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것이 우리의 민들레(T. mongolicum H. Mazz., 보통은 '토종민들레'라고 부른다)이다. 토종민들레는 뿌리를 몇 토막으로 잘라서 땅에 묻어주면 모두 새싹이 돋아나고 여러 포기의 민들레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4~5월에 노오란 꽃을 피우게 되는데 우리의 토종민들레들은 절대로 근친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에 흔하게 피어나는 서양민들레의 꽃가루 총각이 찾아와 애걸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기가 원하는 우리 토종민들레의 신랑감이 날아오기를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다 토종민들레의 꽃가루 총각이 날아오면 받아들이고 끝내 오지 않으면 급기야는 처녀임신을 해버리고 만다. 때문에 우리가 봄날에 보는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는 발아가 되지 않은 무정란과 같은 씨이다. 이 때문에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 반대로 서양민들레(T. officinalis)들은 근친이고 무엇이고 찾아오는 대로 모두 받아들여 씨를 맺기 때문에 서양민들레의 씨는 100% 발아하고 서양민들레의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절개를 지키는 것이 토종민들레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원인중의 하나가 된 것이다

 

 

 

그리고 어제 아침에 출근하다가

길가 화단에 

아주 작은 나무에서도 탐스런 꽃을 피운 놈이 있길래 한 장 찍었다.

 

 

 

핸폰으로 찍은 터라서 화질이 별로지만..

봄,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힘이 나고 즐거운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 (토종)민들레, 여기에도 정리해 놓은 것이 있습니다.

  http://blog.daum.net/soo3301/2504055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의 꽃받침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내 블로그에 있었는데 쉽게 찾아지질 않네요.)

 

출처 : 인천축현23회동문
글쓴이 : 정영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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