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교류, 농촌관광

[그린 어메니티] 2. 도시문제, 농촌이 탈출구이다

아름다운비행 2006. 11. 16. 03:49

2005년 02월 01일 (화요일) 17 : 40  경향신문

 

농촌은 도시를 위해 희생해왔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시장안정을 이유로 외국 농산물을 수입, 찬물을 끼얹기 때문에 농사로 수지를 맞출 수 없었다. 먹고 살기 위해 농민들은 농촌을 떠나 도회지로 몰렸다. 1970년 농가인구는 전체 인구의 44.7%(1천4백42만명)에서 매년 줄어 지난해 7.2%(3백49만명)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한가.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도 먹고 살기는 여전히 빠듯하다. 도시는 포화상태다. 협성대 도시공학과 이재준 교수는 “이제 도회지로 몰려 가는 것으로는 더이상 삶과 행복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도시의 생활조건 악화는 ‘농촌으로 회귀하는 귀향운동’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규격화된 생활양식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김일태 교수는 “도시민들은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풍요를 지향하는 추세라며 식생활과 건강에 대한 불안과 불신 등이 생활가치관의 변화로 이어진다”며 대안모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그린 라이프스타일’(green life-style)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도시민들이 농업과 농촌에 기대하는 어메니티(Amenity : 향토지원) 수요는 매우 다양하다.

그린 라이프스타일은 그린 어메니티(향토자원)가 충족되어야 가능하다. 농촌경제연구원 송미령 박사는 “그린 어메니티는 미래산업의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 있다”며 “미리 깨닫고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건국대 원예치료학과 박석근 교수는 “도시에서 자영업으로 파리를 날리고 있을 바에야 그린 라이프스타일의 길목을 찾아 토속음식점을 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바로 농촌 어메니티가 있다. 즉, 도시민이 농촌을 찾는 이유는 아름다운 환경과 경관 감상, 농촌다움의 문화와 전통 체험,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 등이다.

실제 함평, 평창, 서천과 같은 지자체들은 어메니티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그린 어메니티의 성공사례인 함평을 보자. 나비축제 이전에는 함평의 특징적인 이미지가 없었으나 1999년부터 나비축제로 지역이미지를 새롭게 친환경이미지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5월 나비축제는 개최비용 58억원으로 관광객 1백54만명, 총수입 1백4억원을 거두어 약 2배의 장사를 했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지난 6년간 나비 이미지로 얻은 함평군의 총소득은 1천억원을 웃돈다”고 말했다.

도시에서 자영업을 정리하고 그린 어메니티가 좋은 곳을 찾아 펜션 등 민박집을 만들고, 토속음식점을 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람들 중 상당수가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강남 대치동에서 살다 전북 진안 무릉리로 귀향해 토속펜션 무릉원을 짓고 생활하는 수필가 남궁선순씨는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은 행복과 건강을 위한 필요이며 경제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귀농을 만족스러워 했다.

이제 그린 어메니티는 도시와 농촌문제를 해결하고 골칫거리인 중장년 실업난의 새로운 돌파구로 작동하고 있다.

〈유상오 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 ② 민박 성공하려면 -

Q:민박의 손님맞이와 경영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A:전국에서 민박 경영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경주시 세심마을 영미네민박(주인 홍옥화·60)을 통해 노하우를 알아보기로 합시다. 홍옥화씨는 자녀들이 성장한 뒤 귀향하면서 민박을 아이템으로 잡았습니다.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알고 이를 민박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사례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미네 민박에서는 손님과 주인이라는 상호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한집에 사는 가족같은 분위기를 민박집에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녁이나 아침은 언제나 주인이 손님과 한상에서 같이 식사를 합니다. 주인이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정을 나누죠. 손님이 가고 난 뒤 무사귀환 확인 전화까지 합니다. 흡사 고향의 부모님을 만나고 돌아온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죠.

영미네 민박의 또하나 자랑거리는 손맛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홍옥화씨는 “손맛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즐겨찾는 경주토속음식을 발굴하고 손님들에게 음식의 영양이나 제조 과정을 알리는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박도 이제 주먹구구식으로 손님이 오면 받고 안오면 말고식이 된다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농업기반공사 도농교류센터 이우만 소장은 “농사일과 병행하면서 손님맞이 요령 등을 전문가들로부터 익혀야 도시민들의 농촌체험에 부합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유상오 전문위원·환경계획학 박사〉